이철우 국회 정보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한국당 북핵위기대응특위 방미단은 14일(현지시간)까지 이틀간 국무부의 조지프 윤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엘리엇 강 차관보 대행 등과 잇따라 면담하며 “북한이 핵을 완성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거의 완성되고 있는 상황이라 전술핵을 한국에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미단은 “이달 6차 핵실험 후 전술핵 재배치 여론이 68% 이상 나오고 단독 핵무장 여론도 60%나 나오는 등 한국 국민의 마음이 확연히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미국 측이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가운데 크리스 밴 홀런(민주·메릴랜드) 상원의원과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이사장은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의 이 같은 행보 속에 ‘전술핵 재반입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문 대통령의 전날 CNN 인터뷰 발언은 야당으로부터 일제히 공격을 받았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참 어이없는 안보관”이라며 “우리가 살 길은 이제 핵무장 통해 남북 핵 균형을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 계획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국제사회에 ‘최고 수준의 압박과 제재’를 강조하던 시점에 지원을 운운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통일부는 전날 북한 모자보건사업에 800만달러를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안보 무능이라는 말도 사치다. 안보 포기”라며 “이 와중에 북한을 지원한다는 엇박자는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유엔 제재 결의가 통과된 직후, 또다시 미사일을 쏘아대는 지금이 적기인지 판단해야만 한다”고 꼬집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