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재노력’을 요청했다.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3박5일 일정으로 이날 뉴욕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면담을 갖고 “북핵 문제가 평화적 방식으로 근원적·포괄적으로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유엔 사무총장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여기서 ‘적극적 역할’의 뜻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재노력을 의미한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설명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대화 노력에 한국 정부가 적극 호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면담에서 시간적 제한 등으로 ‘중재노력’의 구체적인 방법까지는 논의되지 않았지만 유엔 차원에서 대북특사를 보낼 여지가 있다. 한 외교당국자는 “과거 국제갈등·분쟁 사례를 보면 유엔 사무총장이 특사를 임명해 파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재임 시에도 미얀마 민주화 시위에 대한 당시 군부의 유혈진압 사태를 중재하기 위해 특사를 파견한 바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도 과거 스페인 국회의원 시절 국제의원연맹(IPU)의 일원으로 방북했던 경험이 있으며 2차 세계대전을 겪은 세대로서 전쟁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철학을 갖고 있어 북핵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특사 파견 방안 등을 적극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특사 파견에 대해서는 (당사자인) 각국이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 사이에 입장이 다른 경우도 있어 아직은 (대북특사 추진이) 확정적인 방법이라고 현 시점에서는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게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설명이다. 따라서 당사국인 북한과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 미국·중국·러시아 등의 입장에 따라 특사 성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는 리용호 외무상이 유엔총회 참석차 20일 뉴욕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져 리 외무상과 구테흐스 사무총장 간 면담 결과가 주목된다. 중국에서는 왕이 외교부장이 유엔총회에 참석한다. /뉴욕=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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