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왕의 퇴위 전 한국 방문을 제안했다. 아울러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남북 간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일각에서 거론되는 핵무장론에 대해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이 총리는 23일자에 실린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왕이) 퇴위하기 전에 한국에 와서 그간 양국이 풀지 못했던 문제에 대한 물꼬를 터 준다면 양국 관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런 분위기가 빨리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사히는 한일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해온 일왕의 한국 방문이 양국 관계 개선의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목소리가 한일 양국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핵무장과 미군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핵무장은) 미국이 동의하지 않고 한국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며 “한국 정부는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고, 비핵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대북 인도지원에 대해 “서울은 남북군사경계선으로부터 50㎞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으며 60여년 전에는 전쟁을 겪었다”며 “인도지원을 곧바로 한다는 것도 현금을 보내는 것도 아니다. 대북 인도적 지원이 북한의 핵무장을 도울 것이라는 것은 과잉된 견해다. 한국이 놓인 특수 상황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북한 리용호 외무상의 ‘태평양 수소폭탄 실험’ 발언에 대해 “김정은이 놓인 환경, 성품과도 관계가 있다”며 “김정은이 외국의 지도자들과 만나 세계의 흐름을 봤으면 좋겠다. 평양에 있는 독일 등 외국의 대사관과 만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 총리는 내년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당시 일본 총리가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라며 “내년 한일관계가 부활할 수 있도록 외교당국간 논의를 시작할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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