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오는 2018년부터 소프트웨어(SW) 교육이 의무화되지만 정작 정부는 학교 현장에서 쓸 수 없는 보조교재를 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조교재(사진)를 개발하는 데 3년이 걸렸고 이마저도 해외 교재를 단순 번역하는 데 그쳤다.
초등·중학교 SW 의무화 교육이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수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교육 여건이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인 한국창의재단이 지난 2015년부터 개발한 SW 보조교재 일부를 분석한 결과 운영체제 호환성 문제로 무용지물이 됐다고 밝혔다.
정부가 개발한 교재는 애플 맥북·아이폰에 쓰이는 ‘iOS’ 전용이지만 전국 초등·중학교는 대부분 ‘윈도’ 컴퓨터를 쓰고 있어 활용이 불가능하다. 일선 학교에서 이 보조교재를 사용하려면 별도의 애플 기기를 준비해야 한다.
iOS 외에 별도의 소프트웨어들도 필요한데 우리나라에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소프트웨어 프리마인드는 한국어 지원이 안 되고 공룡데이지는 윈도에서 쓸 수 없다. 비봇 애플리케이션은 9만원 상당의 코딩로봇인 비봇이 필요하다.
이 같은 문제가 생긴 것은 창의재단이 국내 교육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영국컴퓨터협회가 개발한 교재를 단순 번역만 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과기정통부와 창의재단이 SW 교육에 대한 아무런 준비 없이 보여주기식 성과에 급급해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영국 교재를 배포했다”며 “정부는 실상에 맞는 교재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금이라도 개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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