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영국 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Brexit) 5차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특히 영국이 EU 회원국 시절 약속했던 재정기여금 이행문제를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난관이 예상된다.
이번 협상에서 양측이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오는 19일과 20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영국의 EU 탈퇴 조건과 더불어 브렉시트 이후 양측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한 미래관계에 대해서도 병행 협상하도록 하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미셸 바르니에 EU 측 수석대표는 12일(현지시간) 회담을 마친 뒤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측 수석대표와 한 기자회견에서 몇 가지 사안에 대해선 건설적인 논의가 있었지만, 핵심 이슈에선 큰 진전이 없었다고 밝혔다.
바르니에 대표는 영국의 EU 재정기여금 문제와 관련 “이 문제에 대해 우리는 교착상태에 빠졌다”며 “이는 유럽에 있는 수많은 프로그램 실행자들을 무척 곤란하게 하는 일일 뿐만 아니라 유럽의 납세자들도 어렵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영국을 제외한 27개 EU 정상들은 내주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협상에 대해 보고를 받고 지금까지 협상에서 영국의 EU 탈퇴 조건과 관련된 3개 핵심 쟁점에 충분한 진전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양측간 FTA 등 미래관계에 대해서도 병행해 협상하는 ‘2단계 협상’에 진입하도록 할 계획이었다.
바르니에 대표는 영국 정부 내부에서 오는 2019년 3월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노 딜(NO DEAL)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데 대해 “노 딜은 아주 나쁜 협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데이비스 영국 수석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브렉시트 협상에서 미래관계에 대해서도 병행해 논의돼야 한다며 내주 EU 정상회의 때 EU 지도자들이 ‘2단계 협상 진입’을 결정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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