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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기고] 행동하는 도시가 기후변화 막는다

박원순 서울시장·마로스 세프코비치 유럽위원회(EC) 부위원장

서울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

이산화탄소 819만톤 감축효과

도시의 행동력 보여준 모범사례

박원순 서울시장




마로스 세프코비치 유럽위원회(EC) 부위원장


폭염·한파·태풍·홍수 등은 누구에게도 예외적인 문제가 아니다. 기후변화는 이미 전 인류에 영향을 미치는 재난이다. 서울에서 슬로베니아의 브라티슬라바까지 세계의 많은 도시들은 이러한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선도적 행동을 시작했다. 이러한 도시들은 도심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기후변화 대응 능력을 키우기 위해 대중교통 확대, 전기차 충전시설 확충, 공공자전거 시스템 등을 시행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기후변화대응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세계 시장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오는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리는 ‘2017 기후변화대응 세계도시 시장 포럼’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기후변화대응에서 도시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기후변화대응 세계도시 시장 포럼’은 이런 도시들이 자성과 책임감으로 만든 기후변화대응 행동 네트워크다. 특히 이번 시장 포럼이 갖는 의미는 여느 해보다 더욱 크다. 자카르타·수라바야(인도네시아), 세베랑페라이(말레이시아), 퀘존시(필리핀) 등 동아시아와 동남아 도시들까지 글로벌 시장 서약에 동참해 기후변화의 흐름을 바꾸려는 노력을 함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의미도 남다르다. 이번 포럼을 시작으로 전 세계 도시들에 기후변화대응의 길을 앞서 제시해온 서울시의 노력과 성과가 이들 동남아 도시로도 확산되기 때문이다. 일명 ‘야심 찬 도시들의 약속(Ambitious City Promises)’ 프로젝트를 통해 자카르타(인도네시아)와 파시그(필리핀), 하노이(베트남) 등의 저탄소사회 개발에 서울시의 온실가스 저감기술과 전략을 적용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미 2012년부터 화석에너지와 원전 중심의 에너지 사고를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저탄소 에너지 혁신에 착수하면서 기후변화대응 선도 도시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실제로 337만 시민과 함께 전 시민 에너지 운동인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을 추진해 현재 원전 1.83기가 생산하는 전력량에 해당하는 366만TOE를 절감, 819만톤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 같은 서울의 도전과 성취는 국가 단위의 변화까지 이끌어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끄는 한국의 새 정부는 탈원전 시대를 선언하고 국가에너지 체질 개선을 위한 본격적인 공론화 과정에 들어갔다.

이제 서울시는 파리기후협정에서 중앙정부가 수립한 목표 달성을 위해 도시가 앞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선도적 모델이다. 2018년 파리협정 이행규범 책정 기한을 앞두고 전 세계에서 모이는 제23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23)에 참여해 파리협정의 실질적 이행을 촉구하고 성명서를 전달할 것이다.

시대는 국가에서 도시로, 경쟁에서 협력으로, 이념에서 실용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그리고 정파에 얽매이지 않고 시민의 삶과 미래를 기준으로 유연하게 사고하고 행동하며 협력하는 도시에 답을 묻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에너지동맹 프로젝트 또한 이 같은 흐름이 반영된 행동이다. 현재 EU는 녹색투자를 선택하고 세계적인 신재생에너지 흐름을 선도하며 에너지 효율목표를 수립함으로써 유럽 각 도시가 기후변화의 현실 앞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도록 돕고 있다.

어느 때보다 도시 지방정부 지도자들은 확실한 행동을 보여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동아시아와 동남아 도시들의 글로벌 시장서약 동참이 기후변화의 브레이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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