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업계 장수 최고경영자(CEO)이자 성공한 아프리카계 기업인으로 손꼽히는 케네스 셔놀트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 CEO가 17년 만에 사임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세계적인 신용카드사 아멕스의 셔놀트 CEO가 내년 2월1일자로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보도했다. 셔놀트 CEO의 후임자는 이 회사에서 30년간 일한 베테랑 스티븐 스케리 부회장이다.
1951년생인 셔놀트 CEO는 지난 1981년 아멕스에 입사해 약 37년 간 일했으며 2001년 1월 CEO를 맡아 회사를 이끌어왔다. 그의 재임 기간 회사 주가는 195% 올라 같은 기간 다우존스(131%) 상승률을 60%포인트 넘게 웃돌았다. 아멕스는 올 3·4분기에 13억6,000만달러(약 1조5,40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고 2년 만에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셔놀트 CEO는 이날 “2년 만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면서 우리는 새로운 장(chapter)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고 전한 뒤 스케리에 대해 “훌륭한 전략가이자 강력한 리더”라고 평가했다.
■실적개선에도 물러난 이유
“미래 생존책 못찾아” 투자자 불만
코스트코와 재계약 실패도 발목
최근 아멕스의 실적 개선에도 셔놀트 CEO가 물러나는 것은 신성장동력 등 미래 비전이 부족하다는 투자자들의 지적을 반영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고 스마트폰 등 새로운 결제수단이 등장했는데도 셔놀트 CEO가 뚜렷한 생존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것이다.
WSJ는 “신용카드 시장 규모가 1조달러를 넘어섰지만 아멕스는 경쟁사들에 시장 점유율을 내주면서 주주들이 장기성장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고 많은 고위인사들이 회사를 떠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형 법인 고객인 코스트코와의 재계약에 실패하고 프리미엄 카드 사업에서 부진하고 있는 점이 셔놀트 CEO의 발목을 잡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멕스는 오랫동안 유지해왔던 코스트코와의 파트너십 관계를 지난해 씨티그룹에 빼앗겼다”며 “또 경쟁사인 JP모건이 여행자 고객들에게 파격적인 보상 혜택을 제공하면서 프리미엄 카드 부문에서도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분석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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