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 조선사들의 수주 확대를 위해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본지 10월19일자 1·13면
은 행장은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서 수출입은행 업무보고를 하면서 “국내 조선사가 공동으로 수주하거나 국내 해운사가 발주할 경우 RG 발급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은 행장은 “수익성이 있는 선박에 한해 RG를 발급해야 하지만 선가가 역사적 저선가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가 중국 등과의 수주 경쟁에 밀려 산업이 약화할 우려가 있다”며 RG 발급기준의 완화 필요성을 설명했다. RG 발급 기준 완화는 중소 조선사가 끊임없이 요구해 온 사안이다. 수주가 줄면 구조조정 압박에 직면하기 때문에 무조건 수주를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렇게 되면 중소 조선사들이 또다시 저가 수주 경쟁에 내몰려 수익성 악화라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결국 국내 조선산업 전체의 경쟁력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RG를 발급하는 수출입은행은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여왔다.
다만 수출입은행은 이날 은 행장의 발언이 저가 수주를 용인하는 것은 아니며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각사가 철저한 자구노력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는 등의 노력이 있는 경우에만 RG 발급에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은 행장은 정상화가 추진되고 있는 대우조선이 상반기에 이익을 내고 수주도 당초 계획보다 많이 했지만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성동조선에 대해서는 현재 건조 중인 선박 3척을 다음달 인도하면 두세 달 가량 일감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진행 중인 회계법인 실사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정상화 가능성을 재점검하고 종합적인 처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은 행장은 “생존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면 회사 구성원의 고통 분담 등 철저한 자구계획 이행을 전제로 정상화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며 “독자 생존이 어려우면 정리 여부를 포함한 처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