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이 유망 로봇기업들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포항의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이 공동연구나 공동출자 형태로 연구개발(R&D) 기능이 취약한 신생·중소 로봇기업 지원에 적극 나선 데 따른 것이다. 이들 로봇기업들은 주로 수중청소나 소방안전 등 아직 국내에서는 낯선 로봇 적용 분야 개척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 성장성이 큰 알짜 로봇기업들인 만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물론 경북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25일 경북도에 따르면 산업용 제조로봇을 생산하는 오토로보틱스가 최근 경북 경산에 둥지를 틀었다. 국내에서 6축 다관절 산업용 제조로봇을 생산하는 기업은 이 회사와 현대로보틱스 두 곳 뿐이다. 두산메카텍의 로봇사업부를 인수한 모기업 오토인더스트리(자동차부품)로부터 지난 8월 분사해 경산의 경북테크노파크 글로벌벤처동에 생산 및 연구시설을 갖췄다. 자동차부품 제조를 위한 용접이나 핸들링 등의 작업공정에 적용되는 6·20kg급 다관절 로봇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김윤구 오토로보틱스 대표는 “올해 100대 이상의 산업용 제조로봇을 생산해 기술력을 갖춘 강소 로봇기업으로 성장하겠다”며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의 지원이 로봇 양산 및 신규 모델 개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산의 로보스코리아는 산업설비 보수 전문기업인 지엠텍과 KIRO가 공동출자해 지난해 설립된 신생 로봇기업으로, 고위험 작업용 청소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지엠텍의 산업설비 보수 노하우와 KIRO의 수중청소로봇 기술을 결합, 오는 2019년 원유탱크 청소로봇을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2013년 설립된 뉴로메카는 산업용 스마트 협동로봇 국산화에 성공한 유망 벤처 로봇기업이다. KIRO와 함께 저가형 협동로봇 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연내 포항에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내년에는 포항 영일만3산업단지에 75억원을 투자해 산업용 협동로봇 대량 생산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생산 기반이 갖춰지면 본사도 아예 포항으로 옮길 예정이다. 지난해 경기도에서 포항으로 본사를 이전한 FRT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KIRO가 협력해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소방용 근력증강 웨어러블 로봇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이 로봇은 무거운 소방장비를 짊어진 채 고층빌딩을 올라가고 화재현장에서 구조요청자를 거뜬히 들어 이동시킬 수 있는 일종의 ‘특수 소방복’이다. 최근 소방관을 대상으로 초기 필드 테스트까지 마쳤다.
이밖에 이너스페이스원정은 수중로봇복합실증센터가 위치한 영일만3산업단지에 수중건설로봇 생산기반을 연내에 구축할 예정이다.
KIRO는 경북도가 지난 2005년 전국 광역 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설립한 로봇 전문연구기관이다. 송경창 경북도 창조경제산업실장은 “KIRO와 함께 다양한 로봇기업 지원·육성책을 담은 ‘경북로봇융합 신산업 발전전략’을 수립해 추진중”이라며 “유망 로봇기업을 유치해 로봇산업을 지역의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경산·포항=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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