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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천하 시진핑 2기 출범] 50대 후보들 모두 낙마...'포스트 習도 習' 장기집권 토대 굳혔다

■새 최고지도부 7명 공개

50대 후춘화·천민얼 등 대신

60대 자오러지 등 친정체제

'차차기 지도자 지정' 전통 깨고

'시진핑식 사회주의 사상' 새겨

'당 주석' 부활 없이도 절대권력

2기 집권후까지 임기연장 겨냥

2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9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19기 1중전회)에서 한정(왼쪽부터) 상하이시 당서기, 왕후닝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리잔수 중앙판공청 주임, 시진핑 국가 주석, 리커창 총리, 왕양 부총리, 자오러지 당 중앙조직부장 등 시진핑 집권 2기를 이끌 중국 최고지도부 상무위원 7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최고 지도부 7인을 모두 60대로 채운 시 주석은 집권 2기에 50대 차기 후계자를 공개하는 공산당 관행을 깨고 장기집권 발판을 공고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베이징=AFP연합뉴스




중국 시진핑 집권 2기 지도부는 예상대로 시 주석의 친위 세력이 장악했고 시 주석의 후계구도는 죽의 장막에 가려졌다. ‘시진핑 신시대 사상’을 당장에 새겨 넣으며 중국의 절대권력자였던 마오쩌둥·덩샤오핑 반열에 올라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2기에 확고한 친정체제를 구축함으로써 후반기 집권 5년 이후 임기 연장을 위한 확고한 정치적 토대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후춘화·천민얼 등 50대의 차기 유력 최고지도자 후보들이 모두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대열에서 탈락한 가운데 ‘포스트 시진핑’의 주역은 시진핑 자신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한층 더 커졌다.

25일 열린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19기 1중전회)와 시 주석의 기자회견에서 최대 관심사였던 차세대 중국 지도부 면면은 시 주석의 옛 부하 출신이거나 측근 세력인 ‘시자쥔’으로 채워졌다. 리잔수와 왕후닝은 시 주석의 심복이자 책사이고 자오러지 역시 최측근이다. 왕양과 한정은 각각 1기 집권기에 시진핑의 견제 역할을 맡았던 공산주의청년단과 상하이방 출신이지만 이미 계파색을 지우고 시 주석에 충성맹세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새로 선임된 5명의 상무위원들이 사실상 ‘시진핑 1인 체제’ 강화를 보좌하는 역할에 그치게 된 셈이다.

상무위원단 직책은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 이외에 리잔수가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 왕양이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왕후닝이 당 중앙서기처 서기, 자오러지가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한정이 상무 부총리로 선임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날 상무위원별 업무 분장이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다. 5명의 신임 상무위원들의 업무 분장은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1중전회 공보에 따르면 시 주석의 오른팔이었던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는 예상대로 2선으로 물러났지만 부패청산의 사령탑인 그의 자리는 최측근으로 60대에 갓 들어선 자오러지 당 중앙조직부장에게 돌아갔다.



가장 큰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포스트 시진핑’ 후계구도는 예상대로 드러나지 않았다. 50대 기수 후춘화 산둥성 서기와 천민얼 충칭시 서기는 중국 최고 권력집단이자 베이징 중난하이(중국 지도부 주거지)의 ‘7마리 용’으로 불리는 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르지 못하며 예정된 이변을 연출했다. 후진타오 전 주석 집권기에 차세대 최고 지도자 후보로 낙점받았던 쑨정차이 전 충칭시 서기의 낙마에 이어 남은 유력 후보였던 후춘화마저 상무위원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후계구도가 사실상 안갯속에 휩싸인 것이다. 전직 최고 지도자의 유산을 물려받기보다는 자신의 정국 운영 구상에 맞춰 차기 후계구도를 새롭게 설계하겠다는 시 주석의 의지가 분명히 드러난 대목이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시 주석이 2기 정국을 주도적으로 운영하면서 자신에게 절대 충성을 맹세하는 측근을 후계자로 스스로 낙점할 가능성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 공산당 지도부에서 20년 넘게 이어져온 격대지정(전 지도자가 차차기 지도자를 미리 지정하는 것)의 전통이 허물어지는 것은 물론 시 주석이 2기 임기 끝까지 레임덕 없이 절대 권한을 행사하고 이후까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왕 정치 시대가 펼쳐진다.



이번 19기 1중전회에서는 당초 일각에서 예상됐던 당 주석 타이틀 부활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시 주석은 당대회 기간 중 현직의 신분으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라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통치철학을 당장에 올려놓은 만큼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당 주석직에 버금가는 막강 전권을 휘두를 수 있다. 당 주석이라는 왕관을 쓰지 않았을 뿐 사실상 황제의 용상에 올라선 셈이다.

시 주석의 장기집권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 주석 1인 체제를 공고화하기 위해서 최근 수년간 펼쳐졌던 시진핑 우상화 기류도 집권 2기에 한층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덩샤오핑 이래 굳어진 10년 임기의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자 전통을 깨려면 시 주석의 통치력 연장을 합리화하는 이데올로기도 탄탄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평론가인 우치앙 전 칭화대 교수는 “당내 집단 지도체제는 이제 명목상으로만 존재하며 실제로는 죽었다”면서 “시 주석이 수년간 더 큰 권력을 쌓을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고 2기 임기가 끝나는 2022년 이후에도 권좌에 머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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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문 기자 국제부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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