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베이징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건설공사를 중단시키고 트럭 등 오염 배출 차량의 진입을 차단하는가 하면 실외 양꼬치 구이와 바비큐 금지령까지 내렸다. 이는 겨울 난방 시작과 함께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는 스모그 사전 예방책이기도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첫 중국 국빈 방문을 앞둔 조치 성격이 크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중국은 또 국빈 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자금성에서 연회를 열고 청나라 전성기를 이끈 건륭제의 서재였던 삼희당에서 티타임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신랑망은 1972년 방중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자금성을 관람했다면서 미중 관계에서 자금성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장소라고 전했다. 과거 1998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자금성에 들렀지만 당시 연회는 열리지 않았다.
이 같은 환대 분위기 속에서도 중국은 미국의 대중국 압박 행보를 잔뜩 경계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서도 미국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공세적 태도를 보인데다 6일 아베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역할론을 재차 강조하는 등 중국 견제에 시동을 걸고 있다. 중국 당국의 속내를 반영하는 관영매체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트럼프의 아시아 순방이 오바마의 전철을 다시 밟아선 안 된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아태 지역 국가는 물론 인도와 관계를 강화하며 ‘인도·태평양 개념’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실패로 끝난 오바마 아태 재균형 전략의 전철을 밟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최고 관심사인 경제·무역과 북핵 이슈에서 진전을 거두려면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면서 “중국을 지나치게 경계하면 자신이 더 힘든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은 트럼프 방중을 의식해 당대회 이후 매번 진행했던 대북 특사단 파견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통상 당대회 이후 당대회 내용을 설명하는 차원에서 북한을 비롯해 베트남과 라오스 등 사회주의 국가에 특사를 파견해왔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내년 초까지 30여개국에 특사단을 파견할 예정이지만 현재 북한에 특사단을 파견할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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