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국빈만찬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먼저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히 소통해왔는데 이날 청와대 경내로 모셔서 같이 지내다 보니 아주 오랜 벗처럼 막역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1주년을 축하한다고 말했고 장내에 박수갈채가 쏟아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8일 대선에서 승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를 선택한 사회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한국이 세계에 알리고 있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더욱 위대한 동맹으로 만들기 위한 여정에 함께할 것으로 약속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1년을 축하하고 트럼프 대통령 내외분의 건강을 위해 건배를 제의한다”고 건배사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한국인의 꿈과 희망이 이뤄지기 바란다”고 건배사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술을 아예 못해 이날도 잔에 콜라를 채우고 마셨다.
이날 메뉴에서 가장 돋보인 것은 ‘가자미구이’와 ‘독도 새우 잡채’였다. 가자미구이는 지난 6월 뉴욕 한미 정상회담 때 백악관 만찬 식단으로도 나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하는 생선으로 유명하다. 특히 상에 오른 것은 문 대통령의 고향인 거제도산이었다. 독도 새우 잡채는 한일 간 영토 및 역사 문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균형외교를 희망하는 문 대통령의 속뜻이 담긴 메뉴로 평가된다.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초청된 것도 같은 의미다.
이날 한미 정상이 건배 제의에 사용한 만찬주로는 중소기업 제조 청주인 ‘풍정사계(楓井四季) 춘(春)’이 낙점돼 식탁에 올랐다. 이외에도 옥수수죽을 올린 구황작물 소반, 360년 씨간장으로 만든 소스의 한우 갈비구이와 독도 새우 잡채를 올린 송이돌솥밥 반상, 산딸기 바닐라 소스를 곁들인 트리플 초콜릿 케이크와 감을 올린 수정과 그라니타가 제공됐다.
만찬 후 청와대 영빈관 1층에서 이어진 트럼프 방한 기념 문화공연에 KBS 교향악단의 ‘경기병 서곡’ 연주를 비롯해 청중의 행복을 기원하는 우리 전통음악인 ‘비나리’를 곁들인 공연이 이어졌다. 한류 가수 중 한 명인 박효신도 나서서 자신이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 ‘야생화’를 불렀다. 시련을 거치며 아름답게 피어난 야생화처럼 한미 관계도 여러 도전을 딛고 발전해왔음을 상징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병권·이태규기자 newsroo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