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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韓·아세안 교역규모 2배 늘려 4년내 2,000억弗대로"

■ 한-인니 정상회담 및 포럼

양국 '특별전략적 동반자'로

관계 격상하고 인적교류 확대

임기 내 中 수준 경제관계 구축

中·日 역내 '불량공세'에 맞서

한·아세안FTA 개정 등 본격화

문재인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포럼에서 참석자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이번 포럼에는 양국 기업인 및 경제·산업부처 장관 등 350여명이 참석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아시아 3개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기준 연간 1,100억달러 수준인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의 교역 규모를 향후 4년 내에 2,000억달러대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특히 아세안 중심국가인 인도네시아의 교역을 대폭 늘린다. 동남아 시장 개척을 위한 ‘신남방정책’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건 것이다.

문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오후 인도네시아 보고르 대통령궁에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양국 정상회담을 열고 지난 2006년 이후 전략적 동반자였던 두 나라의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상호 간 교역을 촉진해 2016년 약 149억달러 수준이던 양국 교역액을 2022년까지 300억달러까지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양국은 자동차 분야 협력강화를 위한 정부 간 협의를 양측이 합의한 시기에 시작하기로 했다. 방위산업과 인프라·철강·석유화학 분야 협력도 강화한다. 이와 함께 관광·콘텐츠와 친환경에너지, 보건의료, 정보기술(IT) 등의 투자도 촉진하기로 했다. 양국은 이날 ‘한-인도네시아 공동 비전성명’을 통해 인도네시아 관광객에 대한 비자발급 간소화와 양국 간 직항편 증설 촉진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2+2 외교·국방회의’ 등의 협의체 신설을 모색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수도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 정부는 아세안과의 협력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나가기 위한 신남방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신남방정책은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마찰, 중국의 한국에 대한 사드(THAAD) 보복 등을 거치면서 우리 정부가 주요2개국(G2, 미국·중국) 중심의 외교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추진 중인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오는 2020년까지 아세안과 한국의 교역 규모를 2,000억달러 수준으로 확대하는 게 신남방정책의 목표라고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소개했다. 현재 중국과의 연간 교역 규모가 2,100억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4년 내에 아세안과의 경제외교 관계를 현재의 한중 관계에 비견되는 수준으로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2007년 이후 10년간 아세안에 405억9,400만달러를 투자했다. 그럼에도 물량공세 중인 중국·일본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아세안 시장에서 뒤처지는 편이다. 특히 일본이 자동차 등 주요 산업 분야에서 먼저 아세안에 교두보를 쌓고 경쟁자인 한국업체들이 쉽게 진입하지 못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황이다. 한 정부 당국자는 “아세안 역내에서는 무관세이지만 일정 배기량 이상이거나 일정 연비 이상의 자동차에 대해 높은 소비세가 붙도록 하는 등의 제도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일본이 유리한 배기량 1,500㏄급의 5도어 차량에는 세제혜택이 있는 반면 1,600㏄, 4도어 중심인 한국 차량에는 30~40%의 높은 개별소비세가 붙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자국 내 차량의 98%가 일본 차일 정도다. 또 다른 고위 당국자는 “포스코의 경우 아세안 지역에 일관제철소를 만들었는데 그 밑단이 되는 냉연시장은 일본이 장악해 (포스코의 철강사업) 부가가치가 높아지지 않게 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따라서 정부는 앞으로 이 같은 제도적 장벽을 해소하고 재정 및 금융지원 등을 확충하도록 아세안국가들과 협의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아세안 FTA를 개정하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자카르타=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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