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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What-中지리자동차] 공유·자율주행·플라잉카까지 꿀꺽…'자동차 제국' 향해 무한질주

미래車 선두주자로 우뚝

볼보 시작으로 프로톤·로터스

美 플라잉카 테라푸지아도 인수

전방위 M&A·기술 투자로

글로벌 메이저 아성 넘봐

시장 둔화에도 상반기 판매 89%↑

주가 최근 1년새 3.7배 뛰어올라

창업자 리수푸 '中 10대 부자' 등극

리수푸 지리자동차 회장 /연합뉴스




중국의 완성차 업체 지리자동차가 인수한 플라잉카(하늘을 나는 자동차) 스타트업 테라푸지아(Terrafugia)의 플라잉카 모습 /연합뉴스




“언젠가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일본이나 한국을 따라잡고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선봉에 서는 것은 지리자동차가 될 것이다.” (포브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싸구려 저가 자동차 이미지에 갇혀 있던 중국 자동차 산업이 빠른 속도로 발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앞에서 소리 없이 질주를 거듭해온 중국의 민간 자동차 회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시장의 이목이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도요타 등 전통 강자들이 미래 시장을 놓고 벌이는 치열한 경쟁에 집중된 사이 공격적 투자와 인수합병(M&A)으로 어느새 글로벌 메이저 자동차 브랜드의 아성을 넘보기 시작한 지리자동차다.

지리자동차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는 최근 중국 증시의 조정 장세 분위기에서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는 회사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지리자동차 주가는 지난해 말 기준 7.39홍콩달러에서 1일 27.50홍콩달러를 오르내리며 1년도 채 안 돼 3.7배로 뛰어올랐다. 시가총액 규모로 워런 버핏이 투자한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를 이미 넘어섰고 상하이자동차와 광저우자동차의 뒤를 이어 중국 자동차 기업 시총 3위에 올라섰다. 지리자동차의 주가 급등에 힘입어 창업자 리수푸(54)는 중국 부호 10위권에 진입했다.

올해로 설립 20년 된 지리자동차가 길지 않은 시간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어온 데는 정부의 지원도 적잖은 역할을 했지만 전문가들은 그보다 지리자동차의 성공적 M&A 전략과 신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0년 8월,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지리자동차는 볼보 지분 100%를 17억달러에 인수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뱀(지리)이 코끼리(볼보)를 삼켰다(snake swallowing an elephant)’며 우려가 제기됐지만 볼보의 고급 브랜드 가치를 보존하면서 점진적으로 기술력을 이전받는 방식으로 성장동력을 키운 지리자동차의 전략은 성공적 M&A 전략의 대표사례로 꼽힌다. 지리에 인수된 볼보는 전기차 전문업체로 탈바꿈하며 테슬라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후에도 해외 투자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온 지리자동차는 올 들어 M&A에 한층 속도를 붙여 5월 말레이시아 자동차 제조업체 프로톤(PROTON)의 지분 49.9%를 인수한 데 이어 영국 스포츠카 제조업체 로터스 지분 51%를 매입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플라잉카(비행자동차) 스타트업인 테라푸지아(Terrafugia)도 사들였다. 회사 측 발표에 따르면 오는 2019년에는 상용 비행차동차가 테라푸지아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11월30일에는 볼보와 손잡고 설립한 합자회사인 링크앤코(LYNK&CO)에서 차량공유 기능을 갖춘 커넥티드 컴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01’를 선보여 또 한번 이목을 끌었다. 자동차 소유자가 운전하지 않는 시간대를 정해 ‘공유’ 기능을 설정하면 다른 사람이 잠금장치를 풀고 운행할 수 있도록 한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방식의 차량으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리자동차의 공유자동차가 본격 양산되면 실질적인 개인 간 차량공유 시대가 앞당겨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율주행차 분야에서는 볼보차가 최근 우버에 2019년부터 3년간 SUV를 자율주행차로 개조한 모델을 최대 2만4,000대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2016년 기준 볼보 전체 매출의 4.5%인 10억달러 규모로 자율주행차 공급계약으로는 역대 최대라는 평가다.

전기차와 공유자동차부터 자율주행차·비행자동차 분야까지 진출영역을 넓힌 차세대 먹거리사업의 라인업 구축을 통해 미래의 ‘자동차제국’을 이루기 위한 채비를 사실상 마침 셈이다.

지리자동차 성공신화의 주역은 맨손으로 시작한 자동차 제조사업을 오늘날까지 이끌어온 창업자 리수푸 회장이다. 중국 저장성 항구도시 타이저우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리 회장은 젊은 시절 냉장고부품 공장에서 일하다 1986년부터 직접 냉장고부품을 만들어 팔며 21세의 젊은 나이에 공장장이 됐다. 이것이 지리자동차의 전신이다. 자동차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었던 그는 이후 1997년 도산한 한 국영자동차 공장을 인수하며 중국 최초 민영자동차 기업인 지리자동차를 설립하고 1998년 첫 자동차 모델을 세상에 내놓는 데 성공했다.

자동차 분야 초보였던 리수푸는 자동차에 빠진 후 벤츠를 직접 분해할 정도의 열정으로 저가형 대중 자동차 생산으로 외형을 넓혀나갔다. 이후 3만위안짜리 저가자동차 생산에 한계를 느꼈던 그는 2010년 볼보 인수라는 승부수를 던졌고 그의 뚝심은 결국 통했다. 볼보 인수로 전기를 마련한 지리자동차는 이후 승승장구해 최근 중국 자동차 시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쾌속주행을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 중국 자동차 판매대수는 1,082만대로 전년비 0.2% 성장에 그쳤지만 지리자동차의 상반기 판매대수는 89% 늘어난 53만627대를 기록했다. 지리는 2020년 판매대수를 30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자동차제국을 이루겠다는 리수푸의 꿈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외신에 따르면 지리는 최근 독일 다임러(벤츠)자동차그룹 지분 인수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리는 최소 3~5%의 지분 인수를 위해 다임러와 꾸준히 접촉하고 있지만 다임러는 BYD·베이징자동차(BAIC)그룹과의 기존 합작관계 등을 고려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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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문 기자 국제부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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