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주택 소비자 2명 중 1명은 내년 상반기 집값이 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8·2부동산대책 등 정부 규제의 영향으로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심리가 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5일 부동산 정보 업체 ‘부동산114’가 지난달 6~24일 전국 721명을 대상으로 ‘2018년 상반기 주택시장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7.28%(413명)가 내년 주택 매매가격에 대해 보합을 예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하반기 전망 조사에서 ‘보합’으로 응답한 비율이 37.70%였던 것과 비교하면 19.58%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응답자의 23.99%(173명)는 집값 하락을 점쳤고 나머지 18.72%(135명)는 집값 상승을 기대했다.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는 가장 큰 이유로 ‘대출 규제 및 금리 상승(39.31%)’이 꼽혔다. 이어 △입주 등 주택 공급과잉(21.97%) △정부의 각종 규제 정책(17.92%) 등이 가격 하락 요인으로 지목됐다.
반면 매매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는 이유로는 ‘서울 강남 재건축 상승(29.63%)’과 ‘실수요자 매매 전환(25.19%)’ ‘국내 경기 회복 전망(22.96%)’ 등이 선택됐다. 현재 서울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정부의 규제가 집중되고 있지만 투자 수요 쏠림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전세가격의 경우도 ‘보합’으로 답한 비중이 많았는데 직전 조사(35.60%)보다 18.21%포인트 늘어난 53.81%를 차지했다. ‘상승’을 예상한 비율은 25.10%(181명)였고 ‘하락’은 21.08%(173명)로 조사됐다.
전세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이유와 관련해 ‘매수심리 위축으로 인한 전세거주(43.65%)’ 응답이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최근 1~2년 사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상승한 만큼 가격부담으로 전세거주를 통해 대기하는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전세물건 공급 부족(17.13%)’과 ‘분양을 위한 일시적 전세거주(15.47%)’도 상승 요인으로 꼽혔다.
전셋값 하락을 전망한 10명 중 6명은 ‘입주물량과 미분양 증가(64.47%)’를 핵심 이유로 선택했다. 그다음으로 △매매가격 약세로 전세가격 조정(13.82%) △높은 전세가로 인한 임차보증금 반환 리스크(6.58%) 등을 선택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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