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의 명물 댜오위타이(조어대·釣魚台)의 14호각에서 열린 한중비즈니스 포럼 행사장에서 이 같은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잇따라 갈채가 터져 나왔다. 당일 국빈자격으로 방중한 문재인 대통령을 맞이한 장가오리 중국 부총리가 양국 수교 이후 깊어진 관계를 구체적인 사례로 열거하자 600여명의 양국 기업인들이 크게 호응한 것이다. 장 부총리는 한국에서의 중국어능력시험(HSK) 참석인원은 전세계 응시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한국어 토픽 시험 참석하는 중국의 학생 수도 외국인들 중 1위라며 활발한 문화적 교류의 단면도 소개했다.
마침 14호각은 25년전 한중 수교협상이 이뤄졌던 역사적 자리이기도 하다. 양국간 또 다른 25년의 발전적 미래를 그리려 방문한 문 대통령에게 중국 측이 화답하기에 안성맞춤인 명소다. 장 부총리는 “중·한 선린우호는 양국의 근본 이익에 부합하며 중·한 양국이 함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은 양측의 호혜에 도움이 된다”고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양국이 호혜적으로 협력을 추진하고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 내실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장 부총리는 특히 적극적 자국시장 개방과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 투자환경 조성 의지를 밝혔다. 이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부문 후속 협상을 갈망하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사태에 따른 중국측 보복으로 투자손실을 우려하는 한국의 기업인들을 겨냥한 러브콜로 풀이된다. 동시에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우며 양국을 압박하고 있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를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장 부총리는 “한국측 과 함께 일대일로 협력 틀 추진 발전 연계해 ‘일대일로’가 가져오는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격려 지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한중간 무역 자유화 합리화와 최적화를 적극 추진하고 무역과 투자를 상호 촉진·강화해 더 많은 협력 잠재력 발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한국 기업이 대중국 투자를 확대하는 것을 환대하고 중국도 한국 시장 진출을 지지해주기 바란다”고 첨언했다.
이날 장 부총리의 발언 중에는 외국 투자자들을 향해 “투자자의 합법적 권익을 확실하게 보호할 것이고 재산권을 보호하겠다”는 다짐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사드보복 사태 이후 중국 철수 결정을 한 롯데마트의 사례가 부각되면서 중국 내 정치적, 사회적, 제도적 요인이나 비관세장벽 등이 투자 위험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장 부총리는 “앞으로 15년간 중국 시장을 더 개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차원에서 자국이 향후 15년간 24조 달러 어치의 상품을 수입하고, 2조 달러 이상의 외국 투자를 유치할 것이라며 대외 교역 규모도 2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서 “한국을 포함한 각국 기업에 커다란 사업적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15년 더 노력해서 현대적 강국을 만들고 주변국과 호혜적으로 윈윈하며 개방 전략을 펴겠다는 취지의 발언이 뒤이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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