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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文대통령, 대우조선이 최선이었나

정치부 이태규기자





대통령의 신년 행보는 보통의 행사와 무게감이 다르다. 한 해 국정운영의 방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취임 초에 뿌린 씨앗을 본격적으로 키워낼 집권 2년차의 행보는 더 중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택했다. 거의 모든 수출품을 바다로 실어나르는 한국에 조선업은 포기할 수 없는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대우조선이 최초로 제작한 쇄빙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현장을 방문한 것은 침체된 조선업에 활로를 뚫고 북방경제에 힘을 싣겠다는 뜻으로 의미가 깊다.

그러나 집권 2년차 첫 현장방문지로 대우조선을 택한 것이 최선이었나 하는 의문은 가시지 않는다. 정부는 2015년 부실경영에 허덕이는 대우조선에 4조2,000억원의 혈세를 투입했다. 추가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지만 지난해 2조9,000억원을 또 쏟아부었다. 2년 동안 7조 1,000억원이 들어갔다. 최근 회사가 어려움에도 대우조선 노조는 임금 인상 조명탑 농성을 벌였고 올해 임금을 사실상 인상하기도 했다. 이런 대우조선을 대통령이 찾았을 때 국민들이 가장 먼저 하는 생각은 무엇일까. ‘대통령이 다독인 회사의 구조조정이 제대로 될까’ ‘임금 인상 결정에 면죄부를 줬다’등이 아닐까.



문 대통령의 방문은 정치적인 ‘다른 뜻’이 숨어 있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거제도·부산 등 동남권은 구조조정으로 경제가 초토화됐고 민심도 불안하다. 문 대통령은 ‘계산 없이 뚜벅뚜벅 가는 스타일’이라는 게 청와대 참모들의 평가지만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동남권 지역민심 관리에 들어갔다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문 대통령이 로봇 등 미래산업과 관련한 기업을 방문하면 어땠을까. 정부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가 정말 혁신성장 의지가 있나”라고 되레 기자에게 물은 적이 있다. 그만큼 혁신성장 의지에 대중, 심지어 부처 내 의문이 큰 상황이다. 또 미국·중국·독일·일본 등 세계 각국은 4차 산업혁명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우리는 적폐청산 등 ‘과거’에만 치중됐다는 지적도 많다. 문 대통령의 신년 첫 행보는 이런 의문을 날려버릴 절호의 기회였다. 그대로 흘려보낸 것 같아 아쉬움이 큰 새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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