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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休 -강화도]선명한 항쟁의 역사...보석같은 자연이 공존하는 섬

한양 향하는 목줄에 자리잡은 초지진

포탄자국 등 역사의 상흔들 그대로...

눈길 닿는 곳 어디든 바다모습 이지만

소나무숲에 둘러싸인 동막해변이 백미

볼거리 가득한 박물관·전시관도 눈길

강화도 초지진은 조선시대 강화 해안을 경계하던 부대인 12진보 중 한 곳이다.




이번 겨울은 안 춥다더니 예보가 빗나가도 한참 빗나갔다. 지난해 12월 초입부터 시작된 추위는 도무지 꺾일 기미가 보이지를 않는다. 날씨가 춥다고 구들장만 끼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 자리를 박차고 바다를 보러 떠났다. 동해는 스키장들 때문에 교통체증이 심할 것 같아 강화도로 향했다. 주말에는 강화도 가는 길도 영동고속도로 못지않다지만 그나마 평일이라 그런지 서울을 빠져나간 차는 지체 없이 바닷가로 접어들었다.

강화도는 서울의 지근거리에 있어 언제든 들러볼 수 있는 섬이다. 그렇다고 해서 강화라는 섬의 역사적 가치나 볼거리의 무게가 가벼운 것은 아니다. 고인돌부터 시작해 고려의 항몽 유적지, 개화기 외세와의 항쟁 역사가 깃든 여러 진지까지 강화라는 섬 전체는 역사의 현장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강화도에서는 땅만 파면 유물이 나오니 땅 살 때 신중하라”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돌 정도니 강화의 역사적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이런저런 상념 속에 발길이 다다른 곳은 초지진. 조선시대 강화의 해안경계부대인 12진보 중 한 곳이다. 병자호란 때 청나라 군사들의 말발굽에 짓밟혔던 교훈에 따라 한양으로 향하는 목줄인 강화의 진지들이 보강된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임진왜란과 병조호란 두 번에 걸쳐 뜨거운 맛을 본 조선 왕조는 한양 방어를 위해 경기도를 비롯한 서해안의 진(鎭)들을 강화로 집중시켰다.

초지진도 그 같은 와중에 옮겨온 진지다. 1656년(효종7년)에 안산에서 옮겨온 초지진에는 초지돈대·장자평돈대·섬암돈대가 속해 있었다. 그중에서도 초지진은 전략적 요지로 1871년 신미양요 때 미국 함대의 공격을 받아 격전을 치렀고 1875년(고종12년) 운요호 사건 때는 일본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 전적지다. 초지돈대 안에는 대포의 모형을 만들어 전시 중인데 돈대 옆 소나무에는 신미양요와 운요호 사건 때 포탄을 맞은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 해안동로 58.

백사장을 둘러싼 소나무숲이 좋은 동막해변으로 해가 기울고 있다.


강화에서는 눈길 닿은 곳이 어디든 바다를 볼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아름다운 해변이 동막이다. 동막해변은 백사장을 둘러싸고 있는 울창한 소나무숲이 유명해 겨울에도 이 같은 풍광을 보러 오는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 갯벌의 넓이는 1,800만평으로 썰물 때는 폭이 4㎞에 달하는 바닥이 드러난다. 기자가 찾은 시간도 마침 썰물 때라 하염없이 바다 쪽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었는데 발자국이 미치는 곳마다 조개들이 파고든 구멍에서 뽀글뽀글 거품이 올라오고 칠게 등 조그만 갑각류들이 부지런히 펄 위로 기어다니고 있었다.

펄의 규모가 크고 육지 쪽으로는 백사장도 펼쳐져 여름에는 해수욕을 즐기는 인파로 붐비는 곳이다. 근처에는 분오리돈대가 있는데 이곳에서는 강화도와 바다 사이를 이어주는 갯벌 풍경에 인천국제공항의 모습까지 구경할 수 있다. 근처에는 횟집·식당을 비롯해 카페들이 줄을 지어 서 있어 어느 곳



강화자연사박물관은 국내에서 보기 힘든 곤충의 표본에서부터 고래의 뼈까지 다양한 볼거리를 전시해 놓고 있다.


이든 들어가 바닷바람에 언 몸을 녹일 수 있다. 인천 강화군 화도면 동막리 7번지 일대.

강화도의 바닷바람은 모질지 않다. 하지만 요즘같이 겨울에는 해풍도 칼바람으로 변할 수 있다. 기상이 이렇다면 굳이 밖에서 고생할 필요가 없는 곳이 강화다. 강화에는 박물관·전시관 등의 시설들이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강화자연사박물관도 그런 곳 중 하나인데 국내에서 보기 힘든 곤충의 표본에서부터 고래의 뼈까지 다양한 볼거리를 전시해놓고 있다. 1층 로비에 있는 고래의 뼈는 지난 2009년 강화군 서도면 불음도에서 발견된 향유고래 골격을 6년에 걸친 해체 및 건조, 골격 제작 작업을 통해 복원해놓은 것이다.

자연사박물관은 지하1층, 지상2층 총 9개의 전시실로 구성돼 있는데 1층 로비와 기획전시실에는 태양계의 탄생에서부터 다양한 생물 표본까지 풍부한 학습자료를 전시해놓고 있어 자녀들과 함께 찾기에 안성맞춤이다. 이 밖에 인류의 진화 등을 전시한 제1전시실, 갯벌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생물 표본 등을 전시한 제2전시실은 추위를 피해 실내관광을 할 수 있는 훌륭한 시설이다. 인천광역시 강화군 하점면 강화대로 994-33. 휴관일 매주 월요일(1월1일·추석 당일).

/글·사진(강화)=우현석객원기자

강화자연박물관 앞에 있는 고인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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