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및 지방 아파트 분양시장 내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인기 지역의 경우 높은 청약 경쟁률로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되지만 그 외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는 지역에서는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 분양시장은 공급과잉에 대출규제까지 겹쳐 전반적으로 위축이 불가피하겠지만 부산·대구·세종 등 집값 상승 기대감이 유효하고 입지가 좋은 지역에는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1순위 청약을 실시한 ‘전북 부안 라온 프라이빗’은 547가구 모집에 752가구가 몰려 평균 1.3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산 센텀 천일 스카이원’ 은 204가구 모집에 212가구가 청약해 경쟁률 1.03대1을 나타냈다. 반면 ‘남양주 별내지구 A20블록 우미린 2차’는 556가구 모집에 352가구만 신청해 미달사태를 빚었다.
이처럼 최근 청약을 실시한 주요 지방 아파트단지들은 지역별로 뚜렷한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입지가 좋으면서 브랜드가 널리 알려진 단지의 경우 흥행에 성공했지만 그렇지 않은 아파트는 대규모 미달사태를 빚었다. 지난해 말 청약을 실시했던 ‘세종 한신더휴 리저브’의 평균 경쟁률은 46.8대1이었고 ‘부산 e편한세상 동래온천’도 평균 25.6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전 타입이 1순위에 마감됐다. 반면 지난 4~5일 각각 1순위·2순위 청약을 실시한 ‘제주 한림 오션 캐슬’은 68가구 모집에 단 7가구만 청약을 신청해 흥행 참패를 맛봤다. 2일 청약을 마친 ‘전남 강진 코아루 블루핀’도 194가구 모집에 단 7가구만 신청했다. 같은 지방이라도 청약 온도차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러한 양극화 패턴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서울과 달리 수요 대비 공급물량이 많고 신 총부채상환비율(DTI) 도입 등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전반적으로 지방 분양시장은 경색되겠지만 그나마 입지가 좋고 추가 집값 상승 기대감이 예상되는 일부 지역에 대한 선호도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현재 입주물량이 몰린 경북·경남·충청, 일부 경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분위기가 안 좋은 상황인데 집값 하락이 우려되면 분양시장에 대한 수요도 위축되게 마련”이라며 “다만 같은 지방이라도 부산·대구·세종시 등은 규제지역이기는 하지만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유효하기 때문에 이곳에 대한 청약 수요는 브랜드 아파트 중심으로 전년과 마찬가지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재작년까지는 지방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었지만 공급물량 과잉으로 지방 부동산 시장은 이제 레드오션으로 인식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우리나라의 주택보급률이 이미 100%를 넘어서 좋은 집을 원하는 사람, 아니면 투자를 목적으로 사려는 수요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입지여건이 좋은 광역시나 전매가 자유로운 곳에 투자가 몰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 가장 유망한 지역으로 꼽는 곳은 역시 지방 부동산 시장의 ‘맹주’ 격인 부산이다. 올해 부산에서 공급되는 분양물량은 4만5,000여가구인데 이 중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많아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물산은 올해 부산에서만도 3개의 래미안 단지를 선보인다. 오는 7월 부산 온천2구역을 재개발해 총 2,400여가구(일반분양물량)를, 12월에는 연지2구역 재개발을 통해 1,360여가구를 공급한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분양가가 경쟁력이 있고 입지 여건이 좋다면 부산 지역 브랜드 아파트의 청약 인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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