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서울시, 영화 ‘1987’ 속 대공분실터에 인권현장 바닥동판 설치

남영동 대공분실터에 설치된 바닥동판. /사진제공=서울시




1987년 1월 14일 서울 용산구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조사를 받던 대학생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당시 경찰은 ‘탁 하고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황당한 변명으로 고문사실을 은폐하려고 했지만 결국 물고문과 전기고문을 당하다가 숨졌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사건은 같은 해 6·10 민주항쟁의 기폭제가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다.

서울시가 박종철 열사의 31주기를 맞아 남영동 대공분실이 있었던 건물의 출입구 바닥에 국가 폭력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는 역삼각형 형태의 동판을 설치했다고 11일 밝혔다.

영화 ‘1987’에 나오는 남영동 대공분실 건물은 현재 ‘경찰청 인권센터’로 운영되고 있으며, 내부에는 박종철 기념전시실도 있다.

인권현장 바닥 동판은 △10·28 건대항쟁 자리 △민주인사 등에게 고문수사를 했던 국군보안사 서빙고분실 터 △미니스커트·장발 단속 등 국가의 통제와 청년의 자유가 충돌했던 명동파출소 △부실공사와 안전관리 소홀로 4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성수대교 등에도 설치됐다.

10·28 건대항쟁은 1986년 10월 28일부터 31일까지 건국대에서 전개된 민주화 운동이다.

당시 경찰은 건국대 본관 앞에서 민주화 시위를 하던 전국 27개 대학, 2,000여명의 대학생들을 5개 건물로 몰아넣고 헬기까지 동원한 작전을 벌여 진압했다. 1,525명이 연행되고 1,288명의 학생이 구속됐다. 단일 사건 최다 구속 기록이었다. 바닥 동판은 건국대에서 조성한 10·28 건대항쟁 기림상 앞에 설치됐다.

국군보안사 서빙고분실은 남영동 대공분실과 함께 악명 높은 고문수사시설로 꼽히는 곳이다. 1972년 10월 유신 이후 ‘빙고호텔’ 등으로 불리며 군사정권 시절 공포정치의 대명사로 통했다.



1990년 국군보안사가 민간인 정치 사찰 중지를 선언하고 국군기무사령부로 명칭을 바꾸면서 서빙고분실이 철거됐고 지금은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일제강점기 여성 인권을 탄압한 ‘한성권번’ 터에도 바닥 동판이 있다.

권번은 일종의 기생조합으로 요릿집 출입을 관리하고 화대를 대신 받아주는 일종의 소속사 기능을 했다. 기생들의 입회비, 월회비, 수입 일부를 수수료 명목으로 떼어가며 조직적으로 착취했다. 한성권번이 있던 자리에는 현재 프리미어플레이스 빌딩이 들어서 있다.

이로써 서울 시내에 설치된 인권현장 바닥 동판은 총 45개로 확대됐다.

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근현대 역사의 흐름 속에서 인권 탄압이 발생했던 곳과 탄압에 맞서 싸운 인권수호 현장에 바닥 동판을 설치하고 있다”며 “인권현장을 시민들이 쉽고 편리하게 탐방할 수 있도록 도보 탐방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