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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파느니 등록해서 稅 혜택”…다주택자, 임대사업자 등록 줄 잇는다

종합부동산세·양도세 줄이려

강남3구 연말부터 3~4배 폭증

상담지원·인력 턱없이 부족

서울 강남구청 공동주택관리팀 직원들이 11일 임대사업 등록을 위해 방문한 다주택자에게 등록 절차 등을 안내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확실히 지난해 12월13일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이 발표된 후 다주택자들의 임대주택 등록이 급증했습니다. 많게는 하루에 60명씩 찾아옵니다. 전·월세를 줬던 집을 처음으로 임대 등록하거나 기존의 4년 단기임대에서 8년으로 변경하는 사례도 빈번합니다. 업무가 폭증해 연말 이후에는 매일 야근도 부족해 주말 근무를 해도 다 처리하기 힘든 실정입니다.”(서울 서초구 주택임대사업 등록 담당자)

11일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일선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임대사업자 신규 및 추가 임대주택 등록이 급증하고 있다. 시스템 미비로 전체 등록 건수가 실시간으로 집계되지 않고 있지만 자산가들이 몰려 있는 강남 3구의 경우 평소 대비 서너 배가량 등록이 늘었다는 게 담당자들의 전언이다. 다주택자들이 오는 4월 양도소득세 중과 이전에 집을 매각하기보다는 임대주택 등록이나 증여 등으로 전략을 굳히고 있다는 얘기다.

주택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려면 임대주택 소재지가 아니라 소유자가 본인 거주지의 시·군·구청을 방문해 서류접수를 해야 한다. 인터넷 접수도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방문 접수가 대부분이다.

강남구청 주택과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매일 60~70건의 주택임대사업자 관련 접수가 이뤄지고 있다. 양한성 강남구청 공동주택관리팀장은 “9월부터 서서히 임대주택 등록이 늘기 시작해 12월 정부 발표 이후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며 “전화 문의도 하루에 수십 통씩 온다”고 말했다.



자산가들이 몰려 있는 서초구 역시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기 위해 다주택자들이 매일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30대 안팎의 젊은 층은 오피스텔 등록이 주를 이루고 중장년층은 아파트나 다세대 임대 등록이 많다고 서초구 관계자는 전했다. 황혜진 서초구 주택과 주무관은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한 채부터 수십 채까지 보유한 다주택자들이 신규 및 추가 등록을 위해 구청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청에서도 최근 일주일에 100건 이상 임대사업 등록 접수가 이뤄지고 있다. 정성호 송파구청 주무관은 “평소에는 주간 20건에 불과했었으나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에는 한 주 동안만 120건의 신규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이 이뤄졌다”며 “문정동 일대 주거용 오피스텔뿐만 아니라 경기도 소재 아파트를 등록하는 사례도 여럿이었다”고 말했다.

담당자들에 따르면 다주택자들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이유는 다주택자에 대한 장기 보유 특별공제 폐지, 양도소득세 중과, 보유세 강화 등 세금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임대등록 주택에 대한 혜택을 최근 확대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8년 이상 준공공 민간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양도세 중과 배제 △장기 보유 특별공제 70% 적용 △건강보험료 80% 감면 △전용 40㎡ 이하 주택 재산세 감면 등의 혜택을 주기로 지난 12·13대책에서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잘 등록하지 않았던 1가구 2주택자들도 본인 거주 목적 외 아파트 한 채를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도 특징이라고 지자체 관계자들은 전했다. 황혜진 서초구 주무관은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기보다는 임대주택으로 등록해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를 줄이려는 경우가 많다”며 “양도세 혜택을 보기 위해 4년 단기 임대에서 8년으로 늘리거나 새로운 임대사업자에게 주택을 넘기는 경우도 눈에 띈다”고 말했다.

한편 임대사업자 등록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는 반면 관련 상담 지원이나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무 관련 문의가 많지만 세무 당국이나 담당 부처인 국토교통부에서 이에 대한 원활한 답변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업무 처리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국세청이나 관할 세무서에서 주택임대 등록 관련 세무 상담 지원을 확충하거나 최소한 임대주택 관련 매뉴얼이라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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