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변방의 노후 주거지로 평가받아온 광진구의 평균 아파트 매매 시세가 마포구를 뛰어넘었다. 광진구는 강남과 인접한 한강변 입지와 재건축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광장동·구의동·자양동 일대 아파트 단지들을 중심으로 집값이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 서울에서 강북 대표 주거지역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됐던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이 ‘마·용·성·광’으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1월 넷째주(20~25일) 광진구의 3.3㎡당 평균 아파트 매매 시세는 2,158만원으로 마포구의 2,147만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2,109만원으로 처음 2,000만원대를 넘어섰지만 마포구의 2,116만원에는 미치지 못했다가 올해 들어 꾸준한 상승세가 지속된 결과다. 특히 한강변의 아파트 단지들이 밀집해 있는 광장동의 3.3㎡당 평균 아파트 매매 시세는 2,428만원으로 성동구 평균인 2,309만원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통의 부촌으로 알려진 워커힐 아파트(1978년 준공)가 있는 광장동에서는 광장극동1·2차(1985년·1989년 준공), 광장 현대3·5단지(1989년·1990년 입주)가 우수한 입지와 재건축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세가 상승하는 아파트 단지로 꼽힌다. 광장극동1차의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2월 10억4,500만원에 거래됐고 최근 호가는 12억원대에 이른다. 지난해 초의 실거래가 7억원에서 껑충 뛴 가격이다. 광장 현대 5단지는 같은 면적의 매물이 지난달 9억8,000만~9억9,000만원에 거래됐고 최근 호가는 11억원대다. 광장 힐스테이트(2012년 준공)는 주변에서 유일한 신축 단지로 실거주 수요가 몰리면서 시세가 상승 중이며 전용면적 59㎡ 매물이 지난달 10억원에 거래됐다. 광남초·광남중·양진중·광남고 등 우수 학군도 주변 아파트 단지들의 시세 상승 원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이들 단지 대부분은 정비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이어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는 것도 상승세의 한 요인이라는 게 주변 공인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또 서울시와 한진중공업이 진행 중인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인근의 광진구청 신청사 복합개발사업 등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최근 광진구의 아파트값 상승세와 관련해 “강남 생활권을 이용할 수 있는 입지와 우수 학군, 강남 지역의 높은 아파트 시세 상승세 및 규제 강화(투기지역 지정)로 강남 대체투자처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재건축사업을 통해 한강 조망이 가능한 새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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