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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안춘실씨 숙대에 10억 기부

여동생들의 모교인 숙명여대에 유산 10억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한 안춘실(가운데)씨와 동생 안정혜(왼쪽)씨, 강정애 총장. 학교측은 이를 기리기 위해 학교박물관 로비를 ‘안춘실·안정혜 라운지’로 명명했다./사진제공=숙명여대




여든을 넘긴 여성 독지가가 여동생들의 모교인 숙명여대에 평생 모은 재산 10억원을 쾌척했다.

12일 숙명여대에 따르면 안춘실(83)씨는 동생 정혜씨와 함께 숙대 창학 110주년이던 지난 2016년 동문 모교 방문 행사에 참석해 유산 10억원을 기부 약정했다. 학교는 안씨의 뜻깊은 기부를 기리고자 숙명여대 박물관 로비를 ‘안춘실·안정혜 라운지’로 명명하기로 하고 지난달 30일 안씨 자매를 학교로 초청해 안씨에게 명예문학사 학위를 수여했다. 안씨는 “여성들이 고등교육을 잘 받아야 국가와 사회가 발전한다”면서 “미래를 이끌 여성 리더가 많이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935년 평양에서 태어난 안씨는 6·25가 발발한 뒤 1·4후퇴 때 부모·동생들과 함께 서울로 피난했다.



5남매 중 첫째인 안씨는 중학교에 들어가는 대신 서울에서 다시 장사를 시작한 부모를 도와야 했다. 유제품 사업이 성공한 덕분에 형편은 점점 나아졌고 안씨는 동생들의 학업과 생활을 지원하면서 사업에 전념했다. 그의 희생 덕분에 동생 넷은 공부에 전념할 수 있었다. 둘째와 넷째는 숙대에 진학했다. 특히 넷째 동생 안정혜(69)씨는 기악과 피아노 전공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셋째 여동생은 중앙대, 막내 남동생은 고려대를 각각 졸업했다.

이런 동생들에 비하면 안씨 자신의 삶은 끝내 박복했다. 결혼한 지 몇 년 되지 않아 스물아홉에 남편을 잃고 하나뿐인 아들도 먼저 세상을 떠났다. 안씨는 인생의 황혼기인 80대에 접어들면서 자신이 모아놓은 돈을 교육기관에 기부하고 싶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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