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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이 불안하면 뒤를 돌아 펜타곤을 보라”

매티스 美국방, ‘트럼프 리스크’ 최후 보루로

‘스트롱’ 트럼프 이란 군사옵션 요구 등 거부

대북 압박서도 ‘협상파’ 틸러슨에 힘 실어줘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스트롱 맨’으로 힘을 과시하기 좋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후 보루’라는 인식이 워싱턴D.C 정가에서 확산되고 있다. 미 국방부 청사인 펜타곤이 백악관 남쪽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불안하면 뒤를 돌아서 알링턴(펜타곤이 위치한 지역)을 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이란에 대한 군사적 옵션 제공을 요청했을 때 이를 끝까지 거부한 것은 매티스 장관이었다고 최근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매티스 장관과 친분이 있는 민주당 인사들도 그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의 바보 같은 짓을 막아달라”고 간청했다는 후문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의 군시절 모습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이란 핵합의를 폐기하겠다고 밝힌 상태로 이란 핵협정 프로그램의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아직 이란에 대한 제재 면제 조치를 시행하고 있지만 지난달 12일 백악관은 이번이 ‘마지막 연장’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120일마다 이란이 핵 합의를 제대로 준수하고 있는지를 평가해 제재 면제 여부를 결정해 왔다

군인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 역시 문무를 겸비한 데다 평생을 군에 헌신한 매티스 장관을 매우 신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30일 국정연설에서도 장관 중 유일하게 그의 이름을 거론하며 “훌륭하게 직을 수행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찬사를 보냈다. 이 때는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의원들도 모두 일어서 기립 박수를 쳤다.

평창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관계가 개선되고, 북측이 사실상 3차 남북정상회담을 겨냥해 문재인 대통령을 초청한 상황에서 북미 대화의 물꼬를 트고 한미 동맹을 견고히 하는 데 매티스 장관의 역할도 주목 받고 있다. 매티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군사옵션 위협을 남발하는 것과 달리 무력 사용에 신중한 입장을 강조하며 외교적 노력을 강조하기도 한다.

미국 국방부 로고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파’로 알려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거나 국무부의 힘을 빠지게 해도 매티스 장관이 우군 역할을 톡톡히 하며 대북 외교 노력이 지속되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

매티스 장관은 지난 7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트럼프 정부 출범 때보다 평양과의 충돌이 더 다가왔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훨씬 더 강력한 외교적 조치들을 봐왔다”면서 “한국 상황에 관한 한 확고하게 외교적 선로 안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실행 가능한 군사옵션들과 더불어 대통령에 의해 인도되고 있는 틸러슨 국무장관의 외교정책 노력을 지지한다” 면서 트럼프 정부가 소위 ‘코피 전략’ 등 대북 선제타격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을 부인했다.

외교전문가인 조너선 크리스톨 세계정책연구소 연구원은 매티스 장관을 대북 정책에 있어 한국의 확실한 ‘원군’을 만들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북측과 협상이 진행됨에 따라 미 국방부와 긴밀하게 협조해 매티스 장관의 동의를 확인해야 한다” 면서 “매티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국민에게 전쟁이 필요하지 않다고 보장하는 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추구할 정치적 자본을 갖게 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했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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