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를 4개월 앞두고 정치권과 정부·지방자치단체가 ‘표심’을 자극하는 포퓰리즘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성장보다는 복지와 분배에 초점을 맞춘 정책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정치논리가 경제를 덮치는 선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특히 이번 지방선거는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등 다당 구도로 치러지는 만큼 표심을 유혹하는 공약과 정책들이 대거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국GM 군산공장 사태가 대표적이다. ‘군산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웠지만 속내를 보면 표 때문이다.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는 21일 “한국GM 군산공장을 포기하는 것은 절대 안 된다”며 “지원하더라도 군산공장 회생을 전제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민평당의 입장”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지난 대선에서 전북은 전국 최고 지지율로 문재인 정부 탄생에 기여했다. 이제 문 대통령이 답할 차례”라며 청와대와 정부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였다. 호남 의원들이 많은 바른미래당도 마찬가지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이날 “군산공장 폐쇄는 받아들일 수 없다. 정상화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정부가 추진 중인 주휴일 근로 금지는 기업 경영환경을 반영하지 않아 노조 편향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주휴일 노동은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근무할 경우 통상임금의 1.5배 수당과 1.5일의 대체휴가를 보장해야 한다.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은 무상공약을 내놓으며 유권자들의 귀를 잡아당기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올해 청년수당 지급 대상자를 지난해보다 2,000명 많은 7,000명으로 늘리겠다고 지난 19일 야심 차게 발표했다. 경기지사 출마를 저울질 중인 이재명 성남시장도 대장동 택지개발 이익금 중 1,800억원을 시민들에게 지역상품권으로 배당하겠다고 발표했다. 박 시장과 닮은꼴이다. 기초자치단체장들도 사정은 매한가지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이날 “서초구 일부 마을의 그린벨트 해제를 서울시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마을이 서울시의 그린벨트 해제 기준에 못 미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선심성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재원의 효율적인 배분과 미래가치 창출이다. 인기영합 정책에 주력한 남미국가들의 말로가 어땠는지 이미 보지 않았느냐”며 과잉 포퓰리즘 정책을 꼬집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