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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토바·클로이 김·레데츠카…가장 높은 곳서 빛난 새 별들

최연소 우승·두 종목 석권 등

화려한 기록 세우며 눈도장

본, 알파인스키 활강 동메달 그쳐

쇼트트랙 크리스티 '노메달' 불운

‘피겨요정’ 알리나 자기토바(왼쪽부터), 여자 하프파이프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운 ‘천재 스노보더’ 클로이 김, 알파인 스키 슈퍼대회전·스노보드 평행대회전 두 종목을 석권한 에스터 레데츠카, 유관의 황제로 거듭난 ‘스키황제’ 히르셔. /강릉·평창=권욱기자·연합뉴스




세계 최고의 무대 올림픽에서는 4년이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 별들이 뜨고 진다. 25일 막 내린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4년을 기다려온 신성들이 떠올랐는가 하면 권좌를 지키다 세월의 무게를 절감해야 했던 스타들도 나왔다.

러시아 출신의 ‘피겨요정’ 알리나 자기토바(16)는 새로운 별로 빛났다. 자기토바는 ‘겨울올림픽의 꽃’인 피겨 여자싱글에서 총점 249.57점으로 세계랭킹 1위인 자국 선배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19)를 1.31점 차로 누르고 15세281일로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올림픽 ‘피겨퀸’에 올랐다. 당분간 세계 여자 피겨는 완벽한 기술의 자기토바는 예술성이 돋보이는 메드베데바의 대결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천재 스노보더’ 재미교포 클로이 김(18)은 만점에 가까운 98.25점으로 금메달을 따며 여자 하프파이프 최연소 우승 기록(17세9개월)을 세웠다. 4년 전 나이가 어려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던 클로이 김은 첫 올림픽 메달을 부모의 나라에서 금빛으로 장식해 곱절의 기쁨을 누렸다.

‘스키황제’ 마르셀 히르셔(29·오스트리아)는 늦깎이 올림픽 스타가 됐다. 월드컵 통산 55승으로 현역 남자 선수 최다승 보유자이면서도 올림픽에서는 미역국을 먹어야 했던 그는 알파인 스키 남자 대회전과 복합에서 2관왕에 오르며 ‘무관의 제왕’이라는 수식어를 마침내 떼어냈다.

숀 화이트(32·미국)는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에서 8년 만에 세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수집했다. 2006토리노와 2010년밴쿠버 대회에서 이 종목을 거푸 제패했던 그는 2014소치 대회에선 4위에 그쳤지만 이번 대회에서 연속 4회전에 성공해 정상을 재확인했다.



에스터 레데츠카(23·체코)는 알파인 스키 여자 슈퍼대회전과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 각각 금메달을 따 사상 최초로 동계올림픽 두 종목을 단일 대회에서 석권한 선수가 됐다. 네덜란드의 요린 테르모르스(29)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금메달)과 쇼트트랙 여자 3,000m계주(동메달)에서 메달을 따내 두 종목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또 ‘바이애슬론 황제’ 마르탱 푸르카드(30·프랑스)와 크로스컨트리 스키의 요하네스 클라에보(22·노르웨이)는 나란히 대회 3관왕에 올랐다. 크로스컨트리의 ‘철녀’ 마리트 비에르겐(38·노르웨이)은 이번 대회에서 금1·은1·동2의 메달을 보태 총 14개(금 7·은 4·동 3)로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 신기록을 세웠다.

반면 2010 밴쿠버 대회 여자 활강 우승자인 ‘스키여제’ 린지 본(34·미국)은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같은 종목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고 여자 쇼트트랙 500m 세계기록을 보유한 엘리스 크리스티(28·영국)는 자산의 세 번째 올림픽인 이번에도 동메달조차 건지지 못해 ‘올림픽 노메달’ 불운이 이어졌다.

국가별로는 러시아의 몰락이 두드러졌다. 4년 전 국가 주도 도핑이 드러나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자격으로 출전한 러시아는 자기토바와 남자 아이스하키의 금메달 2개(은6·동9)로 13위에 그쳐 동계스포츠 강국의 체면을 구겼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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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문화부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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