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 대니얼 강(26)의 아이언은 마치 주인의 마음을 읽는 마법의 막대기 같았다. 가볍게 휘두르고 슬쩍 눈짓을 보내면 원하는 곳에 정확히 떨어졌다.
2일 싱가포르 센토사GC의 탄종코스(파72)에서 계속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월드챔피언십(총상금 150만달러) 2라운드. 대니얼 강의 아이언 샷은 그야말로 신들린 듯했다. 그린을 단 두 번 벗어났을 뿐이고 나머지는 거의 다 홀 주변으로 향했다. 11번홀(파4) 두 번째 샷은 거의 들어갈 뻔했다. 홀까지 한 뼘이 모자랐다. 13번홀(파5)에서는 세 번째인 그린 앞 벙커샷을 홀에 잘 붙여 또 버디를 잡았다. 버디만 8개를 몰아친 대니얼 강은 8언더파 64타를 적었다. 지난해 우승자 박인비가 마지막 라운드에서 작성한 타수와 같은 코스 레코드 타이기록이다. 이틀 합계 12언더파를 기록, 공동 4위에서 단독 선두로 올라선 대니얼 강은 지난해 7월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이후 첫 승이자 LPGA 투어 통산 두 번째 우승 희망을 부풀렸다. 8언더파 2위 넬리 코르다, 마리나 알렉스(이상 미국)와는 4타 차다.
대니얼 강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자고 일어나니 어금니 하나가 부러져 버린 황당한 일을 겪었는데 이틀 연속 노 보기 플레이를 펼치는 등 잘 풀리고 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최운정의 7언더파 공동 4위가 최고 순위다. 그 뒤로 장하나(6언더파), 고진영·이정은(5언더파) 등이 포진해 있다.
한국 선수 중 맏언니인 지은희(32)는 5언더파 공동 2위로 출발했으나 이날 3타를 잃어 2언더파 공동 27위로 미끄러졌다. 박성현도 1타를 잃어 3언더파가 됐고 박인비는 1언더파로 마쳤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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