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교 31주년을 맞은 서울 성동구 ‘한국예술고등학교’는 폐교를 앞두고 있다.
이 학교는 가수 현아,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지민·태형 등 다수의 연예인을 배출한 연예계 명문이지만 지난해부터 신입생 모집을 중단했다. 현재 학교를 다니는 3학년 150여명의 학생들이 졸업하는 내년 2월을 끝으로 학교는 문을 닫는다.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신입생을 뽑지 않거나 아예 문을 닫는 학교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유치원생 수가 앞으로 5년 내에 10만명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교육계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 구로구 연희미용고는 3년제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로 국내 최초로 미용특성화교육을 시작한 학교지만, 올해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았다. 현재 2학년과 3학년 학생 총 410명만 학교에 다니고 있다. 서울시내 사립초등학교 최초로 폐교 논란이 일었던 서울 은혜초 역시 우여곡절 끝에 최근 개학을 맞았지만 등교한 학생은 3명에 불과했고, 신입생은 한 명도 입학하지 않아 미래가 불투명하다. 송민호, 크리스탈 등 다수의 아이돌 스타를 배출한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도 지난해 10월 신입생을 뽑지 않겠다고 공지했다가 한바탕 논란이 일자 결정을 철회했다.
지방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강원도의 경우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초등학교 61개교, 중학교 3개교, 고등학교 2개교 등 66개교가 통폐합됐다. 강원도교육청은 학생 수 감소로 향후 3년간 32개 학교가 추가 통폐합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학교가 존립의 위기에 놓인 것은 매년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2014~2017년 교육통계서비스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초중고(특수학교 포함) 전체 학생수는 573만3,300명이었다. 2014년 하반기에 629만4,87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년 만에 56만1,570명(8.9%)이 줄었다. 특히 감소폭이 컸던 학교급은 중학교로 같은 기간 19.6%(33만5,969명)나 감소했다. 고등학교 학생수는 9.3%(16만9,144명), 초등학교 학생수는 2.1%(5만6,763명) 감소세를 보였다.
문제는 앞으로 이러한 추세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교육부 등에 따르면 연간 출생아 수가 계속 줄면서 지난해 유치원생수가 70만명 선이 무너졌고, 앞으로 5년 내에 10만명 넘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출생아 수는 40만6,200명, 2017년은 35만7,700명으로 2018년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2022년 유치원에 갈 나이의 어린이는 110만명 수준으로 줄어든다. 지난해 유치원 취원율이 50.7%인 점을 고려하면 유치원생 수는 50만 명대에 머무를 전망이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