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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특활비 1억 수수'만 인정…'종착지' 김윤옥 조사 불가피

이팔성 뇌물출처 대부분 성동조선

이 중 수억원 김윤옥 여사에 흘러

주말께 비공개 소환 가능성 솔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21시간에 걸친 검찰 피의자 조사를 마친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6시25분께 논현동 사저로 돌아가기 위해 차량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21시간에 걸친 검찰의 ‘마라톤 조사’에서 모르쇠 전략으로 일관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10만달러(약 1억700만원) 수수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또 특활비의 최종 종착지가 아내 김윤옥 여사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여사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15일 “이 전 대통령이 조사 과정에서 국정원 특활비 상납자금 가운데 10만달러를 받았다는 사실에 대해 인정했다”며 “그러나 돈을 공적인 일에 썼다고 할 뿐 사용처나 김 여사와의 관련성은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활비 10만달러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김 여사’에게 전달됐다고 알려진 자금이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집사로 불렸던 김 전 실장은 “국정원에서 받은 10만달러를 미국 국빈방문 전 김 여사 보좌진에게 전달했다”고 자백했다. 게다가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사위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를 상대로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불법자금 22억5,000만원을 수수한 의혹을 조사하며 이중 수 억원을 김 여사에 전달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검찰은 특히 이 회장이 건넨 돈 중 대부분의 출처가 우리은행이 채권단으로서 관리하던 성동조선해양이라는 사실도 파악했다. 뒷돈을 받은 이 전 대통령이 성동조선해양의 경영부실을 눈감아줬다고 검찰은 의심한다. 검찰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이번주 말께 김 여사를 비공개 소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이 전 대통령은 국정원 특활비 10만달러 수수와 마찬가지로 큰형 이상은씨 명의의 도곡동 땅 판매대금 가운데 67억원을 논현동 사저 건축대금 등으로 쓴 사실도 인정했다. 다만 이를 빌린 돈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이를 제외한 뇌물, 다스 실소유주, 차명계좌 등 각종 의혹에 대해 “알지 못한다”거나 “실무선에서 보고 없이 한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특히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작성한 ‘삼성전자 다스 미국 소송비용 대납’ 문건에 대해서는 ‘조작됐다’며 사실 자체를 부정했다. 또 다스 미국 소송비용을 둘러싼 의혹은 “사실을 알지 못했고 미국 로펌 ‘에이킨검프’가 무료로 소송을 도와주는 정도로 알았다”는 입장을 취했다.

수사 대상이었던 김 전 총무기획관과 이병모 청계재단 이사장, 이영배 금강 대표, 김성우 전 다스 사장, 조카 이동형 다스 부사장 등의 진술에 대해서도 “처벌을 경감받기 위한 허위진술”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에서 영포빌딩으로 옮겨 보관하던 청와대 문건 역시 “실무진 실수로 빚어진 일”이라고 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과 측근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며 “이 전 대통령이 조작·허위진술 등 측근들을 겨냥한 진술을 쏟아내면서 앞으로 있을 추가 조사가 그에 대한 검찰의 신병처리를 좌우할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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