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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이치자이 개포 청약 3만여명 몰려] "수억대 시세차익 확신"... 투기수요도 넘쳤다

2010년 이후 역대 세번째로 많아

탈락자 대거 재건축문 두드릴수도

국토부 "금수저 청약 집중 조사"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마련된 디에치자이 개포 모델하우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내부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권욱 기자




중도금대출 제한과 정부 당국의 위장전입 및 세무조사 엄포에도 불구하고 ‘디에이치자이 개포’ 1순위 청약에서 3만1,400여명이 몰린 것으로 집계되자 시장에서는 ‘분양권 당첨은 로또 당첨’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의 분양가 통제로 인근 시세보다 분양가가 낮게 책정돼 당첨만 되면 수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에 실수요는 물론 투기 수요까지 끌어내며 전 평형 1순위 마감의 성적표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이제 시장에서는 청약시장의 열기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시행 등으로 주춤한 매매시장으로 옮겨붙을지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21일 금융결제원 등에 따르면 이날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1순위 청약(당해지역)은 1,246가구 모집에 3만1,423명이 몰려 25.22대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63㎡T(판상형)의 경우 16가구 모집에 1,451명이 청약해 90.69대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날 접수된 청약 건수는 지난 2010년 이후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 중 역대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앞서 2015년 11월 분양한 송파구 가락동의 ‘송파헬리오시티(가락시영 재건축)’는 총 4만1,908명이 청약 접수해 가장 많은 인원을 불러모았다. 2016년 10월 분양한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고덕 주공2단지 재건축)’은 1,621가구가 일반분양됐고 3만6,017여명이 1순위에 접수했다.

이렇게 높은 관심은 분양가 통제의 역설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 단지의 분양가 9억8,010만~30억6,500만원은 일대 분양권 시세보다 5억~6억원가량 싸다. 정부가 고분양가로 인한 집값 상승을 우려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사실상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분양권 당첨=로또 당첨’이라는 공식이 설파되는 이유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중도금대출이 막혔고 정부가 당첨자를 상대로 강도 높은 조사에 나서는 등 부담스러운 조건이 많음에도 수많은 청약자가 몰렸다는 것은 시세차익의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이런 청약 열기가 서울 아파트 시장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가 올해 들어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에 대한 강도 높은 압박을 행사해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잠시 주춤해진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의 청약 분위기가 기존 아파트 시장까지 자극하는 일종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단지의 청약자 수와 경쟁률은 강남권 단지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향후 인근의 래미안 루체하임(일원현대 재건축) 등의 분양권 시세가 공고해지고 호가를 올리는 분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청약에서 떨어진 3만여명이 인근 재건축 시장의 문을 두드릴 경우 서울 집값이 다시 요동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하지만 청약 열기가 기존 아파트 시장으로 옮겨붙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 역시 적지 않다. 청약 탈락자가 굳이 기존 아파트로 시장으로 옮겨가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강남 청약시장의 수요자는 투기성 한탕을 노리는 수요로 기존 매매시장의 수요자와는 다르다”면서 “청약탈락자들은 앞으로도 로또성 청약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전날 마감된 특별공급 청약에서 만 19세를 넘긴 1999년생을 포함해 만 30세 미만이 14명에 달하는 등 ‘금수저 당첨’ 논란이 일자 이날 저녁 자료를 통해 “(디에이치자이 개포) 당첨자의 자금조달 계획서를 집중 조사해 증여세 탈루가 의심되는 사례에 대해서는 국세청에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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