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월 치러질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지진에 대비한 예비문제가 함께 출제된다. 지난해 발생한 포항 지진에 따른 ‘수능 연기’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올해 도입이 검토됐던 수능 가채점 결과 발표는 무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교육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9학년도 수능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수능은 오는 11월15일 실시되고 6월과 9월 두 차례 모의평가가 진행된다.
평가원은 올해 수능을 치르는 중 지진이 발생해 시험이 중단될 경우에 대비해 실제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의 예비문항을 한 세트 준비하기로 했다. 시험 도중 재난이 발생하면 신속히 재시험을 진행해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다. 예비문항 없이 수능 문제를 다시 출제하면 1개월가량이 소요되는데 이 경우 대학 입학전형 등 전체 일정이 모두 꼬일 우려가 있다. 이에 대비한 예비문항을 준비해 놓으면 수능 연기 1~2주 안에 재시험을 치를 수 있어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다.
수험생들의 편의를 위해 공개를 검토했던 수능 가채점 결과 발표는 무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평가원은 학생들이 수능 후 사교육 업체의 예상 등급구분점수에 의존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6월 모의평가 때부터 가채점 결과 발표를 시범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가채점 결과와 실제 채점 결과가 다를 경우 수험생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올해 수능의 대체적인 시행 방향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예정이다. 영어와 한국사는 지난해처럼 절대평가로 시행된다. 평가원은 영어 절대평가 유지에 대해 “학생들의 균형 있는 영어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학교 수업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수로 지정된 한국사 영역을 미응시할 경우 수능 성적 전체가 무효 처리되며 성적통지표가 제공되지 않는다.
평가원은 올해 수능을 2009 개정 교육과정 내용과 수준에 맞춰 출제할 계획이다. EBS 수능 교재 및 강의와 수능 출제 연계도 전년과 같이 영역·과목별 문항 수 기준 70%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영어 영역의 경우 학생들이 한글 해석본을 암기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16학년도 수능부터 적용했던 EBS 연계 방식을 올해도 유지하기로 했다.
평가원은 올해부터 수능 후 문항별 출제 근거를 공개할 계획이다. 어디서 배운 개념을 묻는 문제인지, 무엇을 평가하려는 문제인지 알 수 있도록 해 ‘교육과정 외 출제’ 논란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점자문제지가 필요한 시각장애 수험생 중 희망자에게는 화면낭독 프로그램을 통해 컴퓨터로 문제를 풀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2교시 수학 영역에서 필산(숫자를 쓰면서 계산)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점자정보단말기를 제공한다. 구체적인 실시 방안과 절차는 7월께 시행세부계획을 공고할 때 발표할 예정이다.
/세종=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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