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26일 저녁(현지시간) 사저인 ‘바다궁’으로 초청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왕세제가 이렇게 말을 건네자 좌중에서 웃음이 터졌다. 두 정상은 문 대통령의 당선 축하 차원에서 지난해 6월 한 차례 전화통화를 했을 뿐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유머 섞인 대화를 나눌 만큼 가까워졌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문 대통령의 이번 순방 의미에 대해 “모하메드 빈 자이드라는 이름의 좋은 친구를 얻은 것”이라며 “UAE에 한국은 가장 우선순위에 놓여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왕세제는 사저 환대에 앞서 당일 오후 바라카원전 1호기 완공식을 참관한 문 대통령에게 2대의 헬기와 수십 대의 헬기를 빌려주는 통 큰 선심도 썼다. 해당 교통편으로 수도 아부다비에서 170㎞나 내륙으로 들어가야 볼 수 있는 리조트인 ‘신기루성(城)’ 등을 둘러보도록 내줬다. 전날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사막 유랑 민족인 베두인 문화를 체험하고 싶다고 한 말을 기억했다가 꼼꼼히 챙겨준 것이다. 문 대통령은 덕분에 사막에서 매사냥 등을 체험할 수 있었다.
왕세제는 이미 한국에 반해 있었다. 그는 문 대통령에게 “한국의 발전은 교육과 근면함으로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바라카원전을 가보면 한국인들이 얼마나 근면한지 알 수 있다”며 “한국인들이 새벽4시부터 일어나 체력단련을 하고는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UAE 국민들도 바라카에서 한국인들과 어울리며 한국인들을 닮아가고 있다”며 “오늘 박수 칠 때 보지 않았느냐. UAE 사람들은 원래 박수도 느릿느릿 쳤는데 한국인들과 어울리며 박수의 속도도 빨라졌다”고 직접 박수를 쳐보이기도 했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부존자원도 없는 한국이 주변의 강대국에 둘러싸인 상황에서 인재를 육성해 경제를 일으키고 과학기술과 국방력의 자주화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롤모델로 점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UAE가 가진 석유 등의 자원도 장래에는 고갈될 수밖에 없어 한국의 경제발전 모델을 더욱 배우기를 열망한다는 것이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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