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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가 좋아] 손글씨

손글씨의 매력은 생각보다 크다. 마음 속 얘기를 하나하나 끄적이다보면 어느새 내면에 숨겨진 나와 마주할 수 있다.




지금은 모든 게 편리해지고 있는 시대다.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이나 일정이 생기면 스마트폰으로 터치 몇 번이면 된다. 일정관리 앱이 때 되면 알려주고 스티커로 예쁘게 꾸밀 수도 있다. 그뿐인가. 터치조차 귀찮으면 말만 하면 된다. 스마트폰 음성인식 기능부터 부르면 알아서 척척 대답하는 인공지능(AI) 스피커까지. 무언가를 기억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삶이 편해진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하다.

올해도 벌써 4분의 1이 지났다. 1~2월만 빼곡히 적고 방치해놓은 다이어리가 있다면 다시 꺼내보자.


손글씨 쓸 일이 갈수록 없어지는 요즘, 다이어리는 일종의 처방전이다. ‘디지털 치매’를 막기 위해 단 한 줄이라도 쓰고, 쓴 글씨를 보고 있으면 잠시나마 소소한 행복이 느껴진다. 굳이 유명한 커피전문점의 다이어리가 아니더라도 끄적일 만한 공간이 있다면 연습장이든 이면지든 어디든 좋다.

어려서부터 차곡차곡 모아온 손편지.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주고받은 편지속에는 울고 웃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다이어리가 나를 위한 치유라면 손편지는 인간관계에 대한 ‘약’이다. 군대 시절 부모님의 편지를 받으면 아직 글을 읽지 않아도 전체적인 글씨체를 보는 순간 울컥한 마음이 느껴진다. 또한 서먹서먹해진 가족이나 친구에게 손편지를 전해 받고 한줄 한줄 읽다보면 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진심을 엿볼 수 있게 된다. SNS를 통한 ‘실시간’ 소통도 좋지만 꾹꾹 눌러쓴 손편지로 전하는 ‘뜸한’ 소통이 오히려 진정한 소통이 아닐까 싶다.

올해도 벌써 4분의 1이 지났다. 새해 야심차게 세웠던 계획은 서서히 가물가물해지고 하루 한 줄이라도 기록하려고 샀던 다이어리는 어느새 공백만이 채워지고 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오늘 하루 고생한 나에게 손글씨로 위로해주는 건 어떨까.
/글·사진=탁시균기자 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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