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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장동건, 27년 연기 인생 최초 악역 “선과 악의 반전...한계 깨고파”

“영화 속 오영제는 뜨거운 사이코패스 느낌”

“27년간 ‘사람 점잖네’ 란 말 많이 들어..이젠 현빈씨가 그 수순”

“‘창궐’ ’슈츠‘ 등 연달아 작품 활동...저축해놓은 느낌”



배우 장동건이 ‘7년의 밤’을 통해 치열한 변신 그리고 지독한 복수를 계획했다. 영화 스코어와는 별개로 장동건의 연기는 확실히 대중과 평단의 좋은 평을 이끌어냈다. M자 탈모라는 파격적 헤어스타일부터 의상 하나까지 공들여 준비한 ‘장동건’의 깊은 고민과 특별한 노력 때문에 가능했다.

배우 장동건 /사진=CJ엔터테인먼트




배우 장동건 /사진=CJ엔터테인먼트


지난 달 28일 개봉한 ‘7년의 밤’(감독 추창민, 제작 폴룩스(주)바른손) 한 순간의 우발적 살인으로 모든 걸 잃게 된 남자 ‘최현수’(류승룡)와 그로 인해 딸을 잃고 복수를 계획한 남자 ‘오영제’(장동건)의 7년 전의 진실과 그 후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장동건은 “저는 여한이 없다. 해 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봤다. 만족한다” 면서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장동건은 딸을 잃고 지독한 복수를 꿈꾸는 아버지 오영제를 맡았다. 냉혈한 눈빛과 말투 하나로 관객을 압도하는 그의 연기에 다시 찾은 ‘인생 캐릭터’라는 평이 쏟아지기도. 이에 그는 “제일 열심히 한 영화”이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이 작품은 내 인생에서 가장 제일 열심히 한 작품이다. 스스로 연기를 잘 했다는 의미가 아닌, ‘이렇게 더 해볼 걸’이란 후회나 여한 없이 내 모든 걸 다 쏟아서 연기를 해 볼 수 있었던 영화이다는 뜻이다.”

“먼 훗날 이 영화가 어떤 의미로 남을지는 배우가 결정하는 건 아니다. 관객이 결정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인생 캐릭터’라고 표현하기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

정유정 작가의 원작 소설을 읽고 나서 오영제 캐릭터에 끌렸던 장동건. “배우로선 되게 매력적인 악역이라고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러던 차 작품 제안이 들어왔고 그는 선뜻 작품에 합류하게 됐다. 클리셰를 거부한 추창민 감독이 그린 오영제는 “지역 소도시에 군림하는 권력자이자, 기름진 중년의 남자”였다고. 그렇게 장동건은 살을 씨우며 피 한방울도 안 나올 것 같은 중년의 ‘오영제’를 만들어갔다.

죽은 딸에 대한 복수심에 사로잡힌 인물 ‘오영제’ 역의 장동건은 영화 ‘7년의 밤’에서 파격 변신한 외모와 시종일관 섬뜩한 눈빛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하며 인생 캐릭터의 탄생을 예고했다.


“솔직히 아내와 딸을 학대하는 남자가 복수에 목매고 집착하는 모습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렇다고 단순히 사이코패스라는 키워드에 중점을 두진 않았다. 사이코패스이지만 사이코패스라는 걸 크게 염두해 두지 않고 연기했다. 자신이 설계한 세계가 최현수라는 사람에 의해 파괴됐을 때, 아내와 딸에게 해를 가하는 것 조차 ‘사랑’이라고 믿는 잘못된 방식의 사랑등을 상상하며 연기했다. 잘못된 방식으로 표현되었지만. 오영제는 믿는 방식이 잘못된 인간이다.“

장동건은 “영화가 소설을 시처럼 함축해 놨다”며 캐릭터상 크게 다른 점으론 “원작의 오영제는 차가운 이미지라면 영화 속 오영제는 뜨거운 이미지가 된 것 같다”고 나름의 해석을 전했다.



“오영제 같은 경우 신 수가 많지도 않아서 인물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여유가 많이 없었다. 함축해서 전달해서 관객들이 알게 해야 했다. 원작에서의 이미지가 차가운 남자라면 영화에서는 뜨거운 인물이다. 무엇보다 오영제는 자극이 오면 즉각적인 감정표출을 보이는 사람이 아니다. 딸 세령이가 실종되었을 때도, 사체가 발견될 때도, 아내가 자살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감정이 조금 늦게 나타난다. 뒤에 가서 굿판에서 감정이 터져나오는데 이상한 사람이다. 오영제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영화 ‘7년의 밤’ 장동건은 “관객이 기대하지 않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종의 동기부여가 됐던 것 같다”고 전했다.




1992년 MBC 공채 탤런트 21기로 데뷔한 이후 올해 27년 차를 맞은 그는 영화 ‘친구’(2001), ‘태극기 휘날리며’(2004), ‘마이웨이’(2011), ‘위험한 관계’(2012), ‘우는 남자’(2014) 등 다수의 영화에 출연했다.

장동건 이란 이름 석자와 함께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미남 배우’ 그리고 ‘점잖은 배우’이다. 배우라면 이미지 변신에 대한 갈망이 클 것 같지만 그는 “변신 자체에 대해 고민하기 보단 세상이 저를 보는 시각이나 유행이 달라진 게 아닐까”란 의견을 내 놓았다.

“데뷔한지 27년이다. 그 동안 안 바뀌었으면 안 바뀌는 거다. 사실 저는 그대로인데. 어떤 유행이나 시대에 따라 저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더라. 그러면서 원래대로 돌아가기도 했던 것 같다. 데뷔 초에는 어린 나이에 비해 예의 바르고 ‘사람 점잖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다가 심심하게 느껴지면 ‘재미 없네’라는 소리도 들었다. 난 그대로인데 말이다.”

숫기 없던 장동건은 배우 일을 하면서 오히려 편안해지고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영화 ‘창궐’을 함께 찍은 현빈을 저격(?)한 농담을 건네기도.

“예전엔 애늙은이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요즘엔 현빈씨가 그 수순을 밟고 있더라. 하하”

장동건의 2018년은 바삐 돌아간다. 최근엔 대형기획사 SM C&C에서 나와 1인 기획사를 차리고 보다 의미 있는 일들을 계획하고 있다. 영화 ‘7년의 밤’ 개봉 이후엔 KBS2 드라마 ‘슈츠’로 6년 만에 안방에 복귀하는 것. 또 영화 ‘창궐’ 개봉도 앞두고 있다. 바쁜 일정들이 힘들만도 할텐데 그는 “많이 저축해놓은 느낌이다”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3작품을 연달아 관객과 만난나고 하니 ‘열일’ 한다고 말해주시기도 하는데, 아직까진 지치거나 하진 않는다. 영화 쪽과는 환경이 다른 드라마를 찍고 나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으려나. 아직까진 뭔가 여유롭게 많이 저축해놓은 느낌이다. 배우가 한 작품 끝내 놓고 나면, ‘이제는 뭘하지?’란 초조함이 드는데, 그런 느낌은 덜하다. 당연하겠지만 많은 이들이 제 작품을 좋아해줬으면 하는 마음은 있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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