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성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 추가 장비 반입을 둘러싸고 경찰과 주민이 또다시 충돌하면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지난해 11월 사드 기지 공사를 위한 장비 반납을 놓고 물리적 충돌이 벌어진 지 112일 만이다.
국방부는 12일 오전 사드 기지 내 장병들의 생활환경 개선공사를 재개하기 위한 장비와 자재 반입을 시도했다. 국방부는 트레일러와 중장비 기사용 승합차, 트레일러 안내차량 등 15대를 반입한 뒤 지난해 11월 반입한 포클레인·지게차·불도저 등 장비를 실어 나올 계획이었다. 추가로 골재를 실은 덤프트럭과 안내차량·구난차량 등 15대가 사드 기지로 진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소식을 접한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장비 반입을 가로막으면서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이날 경력 3,000여명을 투입해 장비 반입을 반대하는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들에 대한 강제해산에 나섰다. 소성리사드철회성주주민대책위원회 등 사드 반대단체 6곳 회원과 주민 등 150여명은 “폭력경찰 물러가라” 등을 외치며 경찰의 해산에 강렬히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과 경찰 양측에 부상자가 속출했다.
경찰이 강제해산을 중단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국방부는 주민들과 협의해 장비 반출을 위한 트레일러만 출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양측의 합의로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장비 추가 반입이 시도될 경우 충돌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국방부는 사드 기지에 주둔 중인 장병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장비 반입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사드를 설치하기 위한 시도로 보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사드 기지에 반입한 장비를 반출하고 장병 숙소 누수공사, 오폐수시설 보강, 식당 리모델링을 위한 자재를 반입할 계획이었다”며 “사드 기지 내 정화통이 꽉 차 오물 냄새가 진동하는 상황을 사전에 시민단체에 설명해 합의가 이뤄진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국방부는 장비 반입 문제를 오는 16일 시민단체 등과 만나 다시 논의할 방침이다. /성주=이현종기자 권홍우기자 ldhjj13@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