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과 ‘협상’을 한자로 풀이해보면 먼저 설득은 ‘말로 이득을 얻는 것’이고 협상은 ‘힘을 합쳐 상거리를 하다’, 즉 요사이 말로 바꾸면 거래에 앞서 쌍방 간에 합의를 도출해야 하기에 윈윈 전략이라고 할 수 있어요.”
19일 서울 신서중학교 도서관에 점심을 일찍 먹고 도서관을 찾은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였다.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 강좌로 마련한 오상현 청포도 멘토그룹 대표의 ‘설득과 협상 고전에서 배운다’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고인돌은 서울경제신문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생애주기별 인문학 아카데미로 올해 6회째다. 이날 강좌는 양천도서관이 지역 학교에 인문학 강좌를 지원하기 위해 준비했다.
오 대표는 “삶이란 설득과 협상의 연속이다. 인생의 성패는 나와 의견과 입장이 다른 사람들을 얼마나 내 편으로 만드는가에 달려 있다”면서 “꼼꼼한 고객 앞에서 상품을 팔아야 하는 세일즈맨의 처지와 굳은 표정의 엄마 앞에서 용돈 인상을 요구해야 하는 여러분의 처지가 별반 다를 바 없다. 어떻게 설득해 협상에 성공하느냐에 대한 해법은 ‘논어’에 다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은 ‘논어’ 이인편(里仁篇) 제25장에 실린 구절이다. ‘덕은 외롭지 않으니 반드시 이웃이 있다’는 의미다. 그는 설득과 협상은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한 것으로 이를 통해 덕을 쌓을 수 있다고 정의했다. “설득과 협상을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해 먼저 잘 알아야겠죠. 예를 들자면 대학입시에서 면접을 볼 때 관련 학과 교수의 이력과 관심사를 알고 있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은 질문에 대한 대응전략이 달라집니다. 말로써 상대방을 이해시키고 그의 마음을 움직임으로써 내가 덕을 보는 것이죠.”
총 4강으로 구성된 이번 강좌는 ‘논어’ ‘손자병법’ ‘맹자’ 등 대표적인 동양고전에서 설득과 협상에 관련된 주제를 뽑아 현실적인 사례로 풀어나간다. 강의에 참석한 학생들은 “‘논어’는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에도 반영된다는 점을 알게 됐다”면서 “엄마의 마음을 움직여 용돈을 더 올릴 수 있다는 말이 귀에 쏙 들어왔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더 깊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강의에는 2학년 독서동아리 ‘즐거운 책읽기반’과 3학년 동아리 ‘재밌는 인문학 특강반’에서 4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제6기 고인돌은 서울시교육청 산하 22개 공공도서관과 50여개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문사철(文史哲)을 바탕으로 예술, 과학, 건축, 클래식 음악, 경제학 등으로 주제를 확장해 오는 11월까지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문학 강연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교육청 평생학습 포털 에버러닝(www.everlearningsen.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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