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후쿠다 준이치 재무성 차관이 여기자를 상대로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본 직장 여성 10명 중 3명은 일터에서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노동정책 연구·연수 기구’가 지난 2016년 6,500개 회사에서 일하는 여성(25~44세) 2만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28.7%가 성희롱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성희롱의 가해자로는 직속 상사가 24.1%로 가장 많았고, 동료·부하가 17.6%, 다른 부서의 사원이 12%였으며 거래처·고객은 7.6%였다.
성희롱의 내용(복수 응답)으로는 ‘용모나 연령, 신체적 특징에 대한 언급’이 53.9%로 가장 많았고 ‘불필요한 신체 접촉’(40.1%), ‘성적인 이야기나 질문’(38.2%) 순이었다.
현재 일본에서는 후쿠다 차관의 성희롱 발언 논란을 계기로 사회 전반적으로 만연된 성희롱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후쿠다 차관은 여기자와 저녁식사를 하던 중 “키스해도 되냐”, “가슴을 만져도 되냐” 등의 말을 했다 지난 18일 경질당했다. 이런 발언이 담긴 녹취 음성 파일이 공개되며 연일 TV 방송에서 소개됐지만, 후쿠다 차관은 의혹이 터진 뒤 “기억이 안난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결국 이 여기자의 소속 회사가 나서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 사태가 확산됐고, 야권은 재무성의 수장이기도 한 아소 다로 부총리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일본의 악명 높은 성희롱 실태는 미국 정부의 보고서에 등장하기도 했다 .
교도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무성이 20일 발표한 2017년판 인권보고서에는 일본에서 직장 성희롱이 횡행하고 있으며 일본 여성이 직장에서 불평등한 취급을 받고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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