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중국 화훼이가 미 법무부로부터 대이란 제재 위반 여부를 조사받고 있다는 소식이 나온 직후 유로채 발행 계획을 돌연 철회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화웨이가 이날 유럽에서 처음으로 발행하려던 유로화 표시 채권 판매를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미 사법당국의 조사 보도가 나오기 하루 전까지 투자 로드쇼를 진행하고 이날 5억 유로 규모의 5년 만기 유로화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었다. WSJ는 시장참여자들의 말을 인용해 “투자자들은 이미 20억 유로 이상의 주문을 한 상태였고 은행에서도 최종 가격 가이던스를 제시한 상황에 갑작스럽게 발행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화웨이 대변인은 “투자자들의 압도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채권 발행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며 “적절한 시기에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채권 발행 취소 사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미 법무부의 조사 소식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실제 조사 소식이 알려진 후 아시아 시장에서 화웨이의 달러화 표시 채권 가격은 소폭 하락했다고 WSJ은 전했다.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에 강력한 제재를 내린 지 불과 열흘 만에 화웨이를 압박하고 나서자 현금 사정이 나쁘지 않은 화웨이가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한발 물러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WSJ는 화웨이 내부 사정에 밝은 은행 소식통들을 인용해 “충분한 현금을 가지고 있는 화웨이가 이 상황이 좀 더 명확해 질 때까지 잠시 활동을 멈춘 것 같다”며 “화웨이는 먼지가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릴 여력이 있고 편안하게 자금을 모을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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