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의 추억이 떠올랐을까.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21)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디힐 챔피언십 셋째 날 선전을 펼치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리디아 고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레이크머세드 골프클럽(파72·6,507야드)에서 계속된 대회 3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6개를 잡아 5언더파 67타를 쳤다. 중간합계 11언더파 205타를 기록한 그는 단독 4위에서 순위표 맨 윗줄로 점프했다. 2위 제시카 코르다(미국·10언더파)와는 1타 차.
‘골프천재’로 불리며 화려하게 등장한 리디아 고는 2015년부터 초부터 세계랭킹 1위를 총 104주간 지켰지만 지난해를 우승 없이 보내는 등 한동안 주춤했다. 2016년 7월 마라톤 클래식이 마지막 우승이다. 지난해 6월 ‘1인자’ 자리를 내준 이후 세계랭킹은 후진을 거듭해 현재 18위로 밀려있다. 올 들어서도 출전한 8개 대회에서 HSBC 월드챔피언십 공동 10위가 유일한 톱10 진입이었지만 이번 대회에서 21개월 만의 우승이자 개인 통산 15번째 우승으로 반등을 노릴 절호의 기회를 만들어냈다. 리디아 고는 2014년과 2015년 이곳 레이크머세드GC에서 열린 스윙잉스커츠 LPGA 클래식에서 우승했던 좋은 기억이 있다.
이날 전반을 보기 없이 버디 3개로 기분 좋게 마친 리디아 고는 10번홀(파4)에서 첫 보기를 적어낸데 이어 11번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려 연속 보기를 범할 수도 있는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벙커에서 친 세 번째 샷이 그대로 홀로 빨려 들어가 버디가 됐다. 고비에서 경기 흐름을 좋은 방향으로 바꿔놓은 그는 기세를 이어 15번(파5)과 16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냈다.
호주교포 이민지가 8언더파 단독 3위에 올랐고 직전 LA 오픈에서 우승한 모리야 쭈타누깐(태국) 등이 6언더파 공동 4위에 자리했다. 전날 6타를 줄이며 단독 2위에 올랐던 재미교포 애니 박은 이날 3타를 잃고 공동 8위(5언더파)로 밀렸다. 대학 시절 두각을 나타낸 뒤 2016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애니 박은 지난해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고 이번 대회에는 월요 예선전을 거쳐 출전했다.
한국 선수들이 한 명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가운데 주최사인 메디힐의 후원을 받는 유소연(28)이 강혜지, 이미향과 나란히 3언더파 공동 14위에 랭크됐다. 세계 1위 복귀전에 나선 박인비는 3타를 잃고 2오버파 공동 44위에 처졌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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