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3일(현지시간) 또다시 비공개 방미길에 올랐다. 지난달 24일에 이어 열흘이 안 돼 또다시 방미 행보에 나선 것으로, 이달 안으로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간 막판 조율을 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복수의 외교소식통들에 따르면 정 실장은 이날 오전 워싱턴DC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방문은 카운터파트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만나 북미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한 막판 협의를 진행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판문점을 유력한 북미정상회담 후보지로 거론, “싱가포르를 포함해 다양한 나라들을 살펴보고 있으며, 비무장지대(DMZ)의 (판문점에 있는) 평화의 집, 자유의 집에서 개최하는 가능성에 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며 “일이 잘 해결되면 제3국이 아닌 그곳에서 하는 게 엄청난 기념행사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이 북미 간 중재자 역할을 자임한 상황에서 정 실장이 북미정상회담 장소와 관련해 북한과 논의한 결과를 전달하고, 최종 의사결정에 앞서 막판 조율에 나섰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미정상회담의 최대 의제인 ‘완전한 비핵화’의 구체적 로드맵과 관련한 논의도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수일 내로 북미정상회담 날짜와 장소가 발표될 것이라고 예고한 상황이다.
정 실장의 방미는 지난달 9일 볼턴 보좌관 공식 취임 이후 확인된 것만 이번이 세번째로, 정 실장은 지난달 12일 상견례 겸 볼턴 보좌관과 만나 한반도 비핵화 해법에 대한 접점을 모색한 데 이어 4ㆍ27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지난달 24일에도 워싱턴DC에서 볼턴 보좌관과 면담을 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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