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 흐름의 첫 갈림길은 이번 주다. 우선 조 헤이건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그림자 수행해온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6·12회담 ‘일단’ 취소 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말 실무접촉을 가질 수 있다는 관측이 일부 외신 등을 통해 제기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고위급 접촉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외교가와 일부 외신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오늘(25일) 북측이 김계관 북한 외무상이 위임 받아 발표한 담화를 보면 (이번주 말 북미 접촉을 통해) 어느 정도 (긍정적인) 분위기 전환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기대할 수 있겠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이르면 이번 주말이나 늦어도 다음주 중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 간 중재 외교 노력에 재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5일 오후 3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북미정상간 직접 소통을 위해 필요한 노력을 계속하기로 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이 직접 남북 및 한미 정상 간 핫라인을 조만간 가동하거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을 대통령 특사로 북미회담 당사국에 보낼 가능성도 점쳐진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5일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남북정상간 핫라인 연결에 대해 “때가 되면 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선 “실낱 같은 희망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당분간 북미 간 대화가 단절되는 교착상태가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외교소식통은 “북미 모두 정상회담 추진 의지를 천명했지만 세부적인 의제와 합의 이행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입장 차가 좁혀진 것 같지 않아 당장 해빙 국면으로 다시 진입할 거라고 보기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제재 및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이고 북한이 여기에 강하게 반발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의 군사 도발을 재개하면 미국이 다시 군사 옵션을 거론하는 긴장고조의 악순환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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