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스페인 등 남유럽 정치불안이 확산되면서 유럽은 물론 미국과 아시아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탈리아발(發) 유럽의 분열 위기가 또 다른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58%의 급락세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한 것은 앞서 열린 유럽증시의 불안이 전이된 탓이다. 이날 유럽시장은 80일 넘게 정권 공백 상태를 보여온 이탈리아가 오는 7월 또 총선이 치를 가능성이 제기되고 총선 결과 이탈렉시트(이탈리아의 유럽연합 탈퇴, Italexit)가 본격 추진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면서 일제히 급락했다. 이번주 중 총리 불신임투표가 예고된 스페인 역시 투자심리 불안을 부추겼다. 이탈리아 밀라노증시의 FTSE MIB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65% 하락했으며 독일 DAX지수와 프랑스 CAC지수도 각각 1.53%와 1.29% 떨어졌다.
헤지펀드계의 큰손인 조지 소로스는 이날 “유럽이 실존적 위기에 처했다”며 “우리는 또 다른 대규모 금융위기를 향해 가고 있는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이탈리아발 위기에 대한 공포감은 30일 아시아증시도 뒤흔들었다. 코스피는 외국인·기관투자가들의 강한 매도세로 장중 한때 2,400선 아래까지 밀린 끝에 1.96% 떨어진 2,409.03에 장을 마쳤다. ‘한국판 공포지수’인 코스피200변동성지수는 전일보다 20.03%나 오른 15.52를 기록했다. /김창영·유주희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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