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이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거래’ 의혹 후속조치를 두고 일부 대법관들과 입장이 충돌한다는 지적에 대해 “의견 차이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대법원장은 4일 출근길에 취재진을 만나 “(지난 1일 대법관들이) 걱정 하는 것을 듣는 입장을 취했다”며 “의견 차이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 1일 재판거래 의혹에 대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 기자회견 직후 대법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일부 대법관들은 재판거래가 마치 실제 있는 것처럼 여겨지고 있어 걱정스럽다는 입장을 대법원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거래 의혹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하고 형사 조치까지 고민하는 김 대법원장 입장과는 조금 다른 의견이었다. 김 대법원장의 이날 발언은 이 같은 이견이 법원 내 갈등처럼 비칠까 우려해 사전 차단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법원장은 이와 함께 일선 판사들의 의견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직급이 낮고 젊은 판사일수록 강경 대응 입장이 많아 이들의 의견을 모을 수록 사법개혁에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법원장은 “각급 판사회의를 비롯한 의견수렴과 관련된 절차들이 이제 진행되는데 지금의 일을 제대로 해결할 수 있는 현명한 의견들이 많이 제시됐으면 좋겠다”며 “그에 관해 가감 없이 들은 다음에 내 입장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또 의혹 문건 전면 공개와 관련해서는 “지금 방침을 정할 수 있는 시기가 되지 않나 싶은데 한 번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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