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미국의 대표적인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전방위로 압박하고 나섰다. 이들은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물론 측근인 이사진 3명의 교체를 요구하며 주주총회 표 대결을 예고했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테슬라 주주인 CtW인베스트먼트는 캘리포니아교사조합연금과 함께 5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머스크 CEO와 이사진 3명의 재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알려졌다. CtW는 2,500억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는 조합연금과 함께 테슬라를 압박하고 있어 이들의 요구를 다른 주주들이나 사측이 무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디터 바이제네거 CtW인베스트먼트 CEO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테슬라는 생산 차질을 빚고 수익을 내지 못한 와중에도 독립적이고 효과적인 이사진을 구축하기보다 실패가 커지도록 방치한 이들을 재선임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CtW 측은 최근 잇단 교통사고로 회사 신뢰도와 재무상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는 점과 생산능력 부진으로 회사 발전 가능성에 시장이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CEO와 이사진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도 보고서를 통해 머스크를 대신할 독립된 이사회 구성을 위해 CEO와 이사진 교체에 찬성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했다.
외신에 따르면 많은 주주들이 여전히 머스크를 지지하고 있는데다 그 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지분도 21.9%에 달하는 등 우호적 지분이 많아 당장 테슬라가 CtW의 주장을 받아들이지는 않겠지만 요구가 완전히 묵살되지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4월에도 CtW가 머스크와 관련 없는 사외이사 2명을 새로 선임하라고 압박하자 3개월 뒤 이 요구를 받아들인 바 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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