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일 평양 선언에 따라 납치, 핵·미사일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하고,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국교 정상화를 지향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북일 평양 선언은 지난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가 방북해 북일 국교 정상화와 경제협력에 합의한 문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대북 경제지원의 주체로 가장 주목받는 것은 일본이다. 경제협력과 무역을 통해 투자를 해야 하는 한국·중국과 달리 일본은 북일 수교를 계기로 북한에 직접 현금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이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후 배상금 규모는 100억~200억달러(11조~21조원)에 달한다. 일본은 오는 7일 미일 정상회담 등을 통해 북한에 원하는 조건을 간접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최근 관영매체를 통해 퍼붓는 대일 비난공세가 추후 북일 수교 과정에서 배상금을 최대로 받아내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북한의 강화된 대일 비난은 북한이 일본과의 대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경제발전 총력 노선을 내세운 북한은 일본인 납치자 문제 해결의 대가로 경제원조를 요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국 또한 재팬머니를 통한 대북 지원을 선호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미국이 직접 북한에 원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뒤 태도가 바뀌었다”고 지적하는 등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해왔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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