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위기설’의 진원지인 아르헨티나가 지난 2001년 이후 17년 만에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500억달러(약 53조7,60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했다. 아르헨티나발 금융위기가 신흥국 전반으로 퍼질 것을 우려한 이번 조치에 시장은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숨을 돌리기도 전에 이번에는 주변국인 브라질 헤알화가 요동을 치며 신흥국 통화위기가 아르헨티나·터키에 이어 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7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는 IMF와 3년간 유효한 대기성 차관 융자에 합의했다. 대기성 차관은 단기 국제수지 악화에 시달리는 IMF 가맹국에 일정 조건을 걸고 자금을 지원해주는 제도다. 아르헨티나는 지원 조건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2.2%에서 내년 1.3%로 줄이고 의회에 중앙은행 독립성 제고 방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협정이 확정되면 아르헨티나는 즉각 지원금의 30%에 해당하는 150억달러를 인출할 계획이다.
아르헨티나가 구제금융까지 받으며 통화위기 방어에 나섰지만 이번 조치가 신흥국 위기를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르헨티나가 촉발한 통화위기는 터키에 이어 브라질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달러당 3.9071헤알로 2년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연초 대비로는 무려 18%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헤알화 약세가 오는 10월 브라질 대선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조만간 달러당 4헤알이 붕괴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