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자국을 찾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연쇄 회담을 한다.
10일 싱가포르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리 총리가 싱가포르를 방문하는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과 각각 별도로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리 총리는 이날 오후2시께(현지시각) 먼저 싱가포르에 도착한 김 위원장과 면담했다. 외무부는 “11일에는 리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밤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일본은 한반도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9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북한 문제에서 양국의 입장을 조율하며 공조 체제를 강화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러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중국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전체에서 평화와 안정이 정착되는 데 관심이 있다”며 “남북한 간 협상이 러중 ‘로드맵’의 논리를 따라 진행되고 있는 것이 기쁘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북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평화협정을 논의할 것”이라며 “모든 것은 러시아와 중국의 로드맵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지역의 문제가 한반도를 넘어 전체 동북아를 아우르기 때문에 로드맵에 따라 다자간 대화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역시 ‘재팬 패싱’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한반도 정세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해 북한 당국과의 대화 성사에 집중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북핵과 납치 문제가 해결되면 경제협력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일본 정부가 북미 정상회담 이후 몽골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 맞춰 북한과 비공식 협의를 하는 쪽으로 조정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오는 14~15일 몽골에서 열리는 안보 문제 관련 국제회의 ‘울란바토르 대화’에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의 참사관급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북한에서는 외무성 산하 군축평화연구소 간부가 참석할 예정이다. /싱가포르=특별취재단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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