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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 갑질 피하자"...대학원생 사이 '교수 평가 사이트' 인기

학생들이 직접 A+ ~ F 학점 매겨

깜깜이 정보 '김박사넷' 통해 공개

월 방문자 1월보다 3배 넘게 늘어





요즘 대학원 진학을 앞둔 학부생들 사이에서 반드시 방문해야 할 사이트로 언급되는 곳이 있다. 학생이 교수를 평가하는 ‘김박사넷(http://www.phdkim.net)’이다. 올 2학기 대학원 진학을 앞둔 김지홍(서울대 사범대 4학년)씨는 “대학원 생활에서 지도교수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 김박사넷에 들어가 교수 평가를 꼼꼼히 살펴본다”며 “다른 대학·학과로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는 친구들이 특히 유용하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잇따른 ‘교수 갑질’에 맞서 학생들이 교수를 평가하는 사이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김박사넷은 올해 1월24일 처음 문을 열었다. 이 사이트를 만든 계기는 대학원 지도교수와 학생 간 정보의 비대칭성이다. 김박사넷 운영자는 “대학원에 진학할 때 정보의 통로는 선배 또는 해당 교수의 홈페이지가 전부”라며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지도교수를 선택하고 이후 대학원 과정을 포기하는 학생이 많은데 이는 국가적으로 굉장한 인력 낭비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운영진은 자칫 일부 교수에 대한 성토의 장으로 전락할 수 있는 교수 평가 사이트의 위험을 벗어나기 위해 세심한 장치를 마련했다. 먼저 4.5점 만점으로 △연구실 분위기 △강의 전달력 △논문 지도력 △실질 인건비 △인품 총 5개 항목에 대해 ‘A+’부터 ‘F’까지 학생이 교수에게 점수를 매겨 대학원 생활과 밀접한 부분을 시각화했다. 여기에 더해 동일 계열 연구실과 비교해 지도교수 논문 실적의 상대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그래프도 넣었다. 한줄평 기능도 있지만 일부 교수에 대한 인신 모욕이나 성토의 장으로 변질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장점만 적도록 했다.



학생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 최근 방문자 수도 크게 늘고 있다. 1월 한 달간 4,829명이던 방문자 수는 6월 들어 7일 만에 1만4,022명으로 급증했다. 평가 대상 학교와 학과를 늘려달라는 학생들의 요구도 빗발치고 있다. 김박사넷은 현재 서울대·포항공대·KAIST 교수만 평가하고 있다. 실제 김박사넷 요청게시판에는 이달에만 40건이 넘는 학교·학과 추가 요청이 쏟아졌다.

교수들도 김박사넷을 주목하고 있다. 서울대 공대의 한 교수는 “교수끼리 모이면 김박사넷이 단연 화제”라며 “서로 학생들에게 어떻게 평가받는지 공유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또 “강의평가 등 기존 교수 평가도 있지만 김박사넷처럼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는 것은 처음”이라며 “학장단 차원에서도 평가에 신경을 쓰고 있어 교수와 학생 간 관계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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