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의 41분간 단독회담 이후 이어진 확대정상회담에서는 그동안 북미 협상을 추진해온 양국 실무진들이 총출동했다. 미국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켈리 비서실장 등 핵심 3명과 통역이 배석했다. 북한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등 핵심 브레인 3명이 모두 나왔으며 역시 통역이 자리했다.
우선 미국 배석자 면면을 보면 단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바로 왼쪽에 앉았다. 그는 지난달 뉴욕을 찾은 김영철 부위원장에게 뉴욕의 스카이라인을 보여주고 업무만찬을 한 인물이다. 이번 회담 준비 과정에서 두 차례나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담했고 이번 회담을 준비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주일에 8~10시간씩 집중적으로 브리핑을 했다. 당초 북한의 맹비난을 받고 북미 협상을 엎기 위한 목적으로 ‘리비아식 모델’을 거론해 코너에 몰렸던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모습을 드러냈다. 테이블 중앙에서 가장 먼 자리에 앉기는 했지만 존재감만으로도 깐깐한 미국의 비핵화 입장을 드러내 북한에 무언의 압박 메시지를 주는 역할을 맡았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도 배석했다. 그가 충동적인 트럼프 대통령을 자제시키면서 예측불허의 북미 회담을 큰 틀에서 관리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에서도 김 위원장의 ‘오른팔’로 통하는 김영철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 바로 오른쪽에 앉았다. 폼페이오 장관과 마주 보는 자리였다. 그는 지난 1일(현지시간) 북한 고위급으로는 18년 만에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한 인물이다. 북한 외교 전반을 총괄하는 리수용 부위원장도 자리했다. 그는 다년간 스위스 대사로 활동해 선진국의 외교와 국제사회의 외교 전략에 밝고 외교 인맥도 폭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위원장의 스위스 유학 시절 뒷바라지를 책임지는 등 오랫동안 ‘북한 로열패밀리’의 집사 역할을 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김영철 부위원장 오른편에 자리했다. 그의 머릿속에 대미 협상의 역사가 그대로 담겨 있다고 할 정도로 북한의 대표적 ‘미국통’이다. 리 외무상은 1990년대 초부터 핵 문제뿐 아니라 군축·인권·생화학무기·미사일 등 대미 외교 현안을 다루는 각종 협상에 핵심 멤버로 참여했으며 6자회담 경험도 풍부하다.
한편 북미 확대회담 이후에 열린 업무오찬에서는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미국 측에서 합류했다. 북한에서는 노광철 인민무력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한광상 중앙위 부장 등이 합류했다.
/싱가포르=특별취재단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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