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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 2002월드컵부터 이어온 '1차전 무패'…그래서 첫판 올인

신태용호 러시아 입성후 첫 훈련

손흥민·이승우 '첫 골' 유력후보

"국민에 특별한 6~7월 선물할것"

스웨덴도 결승처럼 한국전 준비

뻥뚫린 훈련장에 전력노출 고민

결전지 러시아에 도착한 후 첫 훈련에 나선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3일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파르타크 경기장에서 가볍게 몸을 풀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한 차례 실시해야 하는 일반 공개훈련을 대표팀은 이날 진행했고 훈련장에는 많은 현지 팬이 몰려 손흥민(왼쪽 세 번째) 등 선수들을 응원했다. /연합뉴스




축제의 날이 밝았다. 전 세계 40억 축구 팬의 가슴을 두드리고 밤잠을 설치게 할 전통의 블록버스터 국제축구연맹(FIFA) 2018러시아월드컵이 마침내 개막 팡파르를 울린다.

21회째를 맞은 이번 월드컵은 15일 0시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32일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언제나처럼 32개국이 4팀씩 8개 조로 나눠 조별리그 끝에 조 1·2위가 16강에 올라가는 방식이다. 16강부터는 지면 탈락인 녹아웃 방식이다. 우승상금은 3,800만달러(약 430억원). 한국은 본선 진출 수당으로 이미 950만달러를 확보했다.

2002한일월드컵 4강과 2010남아공월드컵 16강에 오른 한국은 본선 참가에 의의를 두는 팀이 아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F조의 한국 대표팀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스파르타크 훈련장에서 러시아 입성 후 첫 훈련을 하며 8년 만의 16강을 향한 마지막 담금질을 시작했다. 성적 부진으로 경질당한 울리 슈틸리케(독일)의 후임으로 지난해 7월 긴급 투입돼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이끈 신 감독은 “스웨덴·멕시코는 같은 비중으로 분석하고 있다”면서도 “스웨덴전에 ‘올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는 18일 오후9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비행기로 1시간30분 거리인 니즈니 노브고로드에서 열릴 FIFA랭킹 24위 스웨덴(한국은 57위)전을 한국은 마치 결승처럼 준비하고 있다. 다른 두 팀이 15위 멕시코(24일 0시), 1위 독일(27일 오후11시)이어서 세 팀 중에서는 그나마 해볼 만하다는 계산이다. 끈끈한 수비 조직력과 선 굵은 역습이 주 무기인 스웨덴은 최근 평가전에서 특히 역습 작업이 둔해 애를 먹었다. 최근 4경기 2무2패. 물론 체격에서의 월등한 우위, 유럽 플레이오프에서 전통 강호 이탈리아를 누르고 올라온 저력을 생각하면 우리에게 버거운 팀인 것은 분명하다. 역대 전적도 2무2패로 한국이 열세다.

한국은 지난 2002년부터 계속된 ‘1차전 무패’의 ‘기분 좋은’ 징크스를 이번에도 이어갈지 관심을 모은다. 네 차례 월드컵 조별리그에서의 첫판 성적이 3승1무다. 2002년 폴란드를 2대0, 2006년 토고를 2대1, 2010년 그리스를 2대0으로 눌렀고 2014년에는 러시아와 1대1로 비겼다. 신 감독의 말대로 스웨덴전에 올인할 이번 월드컵은 첫판 승리 또는 무패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영국 BBC 해설자 마크 로렌슨은 전체 조별리그 결과를 13일 예상하며 한국과 스웨덴이 1대1로 비길 것이라고 했다.



8년 전 첫판에서 이정수와 박지성이 연속 골을 터뜨린 것처럼 시원한 득점포로 국내 월드컵 붐을 일으킬 주인공은 누구일까. 1순위 후보는 단연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이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13일 이번 대회를 빛낼 슈퍼스타 20인을 꼽으며 손흥민의 이름을 포함했다. “한국에서 거의 신과 같은 지위에 올라 있다. 16강에 오르려면 손흥민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 10위(12골)에 오른 손흥민은 리그 막판 득점 가뭄에 시달리다 지난달 말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 시원한 중거리포를 터뜨리며 골 감각을 끌어올렸다. 본선에 최상의 감각으로 임할 수 있게 남은 기간 득점 사이클을 정점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손흥민은 “우리 국민이 특별한 6~7월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16강에 올라야 7월에도 경기를 치를 수 있다.

이 밖에 마지막에 대표팀에 뽑혀 지금은 선발 출전 후보로까지 위치가 격상된 막내 이승우(엘라스 베로나)도 첫 골 유력 후보다. K리그의 자존심 이재성(전북), 손흥민의 투톱 파트너 황희찬(잘츠부르크) 역시 언제든 골망을 가를 능력을 지녔다.

스웨덴 축구대표팀이 13일 겔렌지크에서 러시아 입성 후 첫 훈련을 하며 응원하러 온 현지 팬들의 환호에 박수로 화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스웨덴은 한국과 같은 날 러시아에 입성해 3시간 만에 곧바로 훈련에 나섰고 이후 거의 12시간 만에 둘째 날 훈련을 강행했다. 주장이자 핵심 수비수인 안드레아스 그랑크비스트(크라스노다르)는 “한국에는 손흥민이 있다. 매우 좋은 선수지만 모든 선수가 힘을 합쳐 막아내겠다”며 한국에 대해 “스피드와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 여럿 있다”고 평가했다. 둘째 날 비공개 훈련을 진행한 스웨덴은 훈련장이 보안에 취약한 형태로 들어서 있어 혹시 모를 전력 노출에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인근의 높은 건물에서 훈련 모습을 훤히 볼 수 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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